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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자취 감춘 자라섬…잔디서 잠든 주민 겨우 살았다

밤사이 자취 감춘 자라섬…잔디서 잠든 주민 겨우 살았다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0.08.06 13:50 수정 2020.08.06 13: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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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 북한강에 있는 '축제의 섬' 자라섬이 오늘(6일) 새벽 자취를 감췄습니다.

어제 소양강댐 방류로 쏟아져 나온 물이 가평에 도달해 북한강 수위가 상승한 시간대에 자라섬이 물에 잠겼습니다.

이번 자라섬 침수가 꼭 소양강댐 방류 때문만은 아닙니다.

2017년에도 소양강댐 수문이 열렸으나 이때는 잠기지 않았습니다.

최근 엿새간 가평지역에 내린 600㎜가 넘는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북한강 수위 상승을 가속했습니다.

자라섬 침수는 2016년에 이어 4년 만입니다.

당시에도 장마철 물 폭탄이 떨어졌으나 소양강댐 방류는 없었습니다.

앞서 가평군은 소양강댐 방류가 예고되자 자라섬 침수에 대비, 카라반 등 이동식 시설을 고지대로 대피시켰습니다.

소양강댐은 어제 오후 3시부터 수문을 열고 초당 최대 3천t을 방류하고 있습니다.

물이 찬 자라섬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주민 A(49)씨가 가평소방서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지기도 했습니다.

자라섬 고립 주민 구출
A씨는 어제 오후 8시쯤 자라섬 잔디광장에서 잠이 들었고 그 사이 물이 불어 고립됐습니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는 보트를 타고 출동, 10여분 만에 A씨를 발견했으나 유속 탓에 접근이 어려워 우회하는 등 약 1시간 30분만에 구출했습니다.

자라섬은 동도와 서도, 남도, 중도 등 4개 섬으로 이뤄졌습니다.

면적은 66만1천㎡로 인근 남이섬의 1.5배입니다.

1943년부터 중국인들이 농사를 짓고 살았다고 해 '중국섬'으로 불리다가 1986년 현재의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자라섬은 모래 채취 등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릴 때마다 물에 잠겼으며, 이로 인해 개발에서 소외되고 주민들조차 섬으로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북한강 수계 댐들의 홍수 조절로 자라섬은 물에 잠기는 횟수가 크게 줄었으며 2004년 국제 재즈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가평 관광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도에는 캠핑장이 설치됐으며 중도는 재즈 페스티벌 등 사계절 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남도는 지난해 꽃 단지와 경관 조명이 설치돼 '꽃섬'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동도는 그동안 방치됐으나 가평군은 이곳에 산책공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사진=가평군 제공, 가평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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