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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입주시켜주는데…쪽방촌 주민이 '시큰둥한 이유'

재입주시켜주는데…쪽방촌 주민이 '시큰둥한 이유'

임태우 기자 eight@sbs.co.kr

작성 2020.05.30 21:29 수정 2020.05.30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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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와 서울시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쪽방촌을 공공주택단지로 개발하고 기존 쪽방촌 주민들을 이곳에 재입주시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주민들이 입주를 망설이는 이유가 있다고 하는데요, 임태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좁은 골목을 따라 가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선 영등포 쪽방촌.

그동안 민간차원의 개발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쪽방 주민 이주 문제로 번번이 무산되자 정부와 서울시는 올초 공공개발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토지 수용부터 주택 공급까지 개발 전 과정을 책임지겠다는 겁니다.

신혼부부 주택과 민간 분양 등 1천200여 호를 지으면서 쪽방 세입자 360여 명 전원이 입주할 영구임대주택도 세우기로 했습니다.

[김현미/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1월 20일) : (영등포 쪽방촌은) 강제 철거되거나 쫓겨나는 개발이 아니라, 포용하며 함께 잘 사는 선순환 구조를 가진 따듯한 개발이라고….]

하지만 쪽방 주민들은 시큰둥합니다.

영구임대주택에 입주하려면 보증금 160만 원 정도를 내야 하는데 한 달 평균 70만 원을 버는 상황에서 버거운 금액이라는 겁니다.

[쪽방 주민 : 열에 여덟, 8.5명 정도는 (보증금을) 못 모은다고 봐요. 수급이 나오는 게 한계가 있어요. 70만 원 기준으로 잡았을 때 방세 주죠, 담배 피우죠. 외상값 있죠. 주고 나면 없어요.]

다른 입주민과의 마찰도 걱정돼 차라리 1인 가구당 400만 원 정도인 이주 보상금만 받고 떠나겠다는 주민도 적지 않습니다.

[쪽방 주민 : 길바닥에서 술 먹으면 바로 100% 주민 신고 들어갈 거고. 점차 그런 식으로 하다 보면 이 사람들은 다 어차피 다 떨어져 나가게 돼 있거든요.]

쪽방민 정착률이 낮으면 거주민을 위한다는 공공개발 명분도 퇴색하는 상황.

[손은식/프레이포유 목사 : (쪽방 주민들이) 새로운 개발을 원한다면 이 상태에서 좀 더 깨끗한 집을 원하는 거지 빌딩을 원하는 건 절대 아니라는거죠.]

국토부와 서울시는 쪽방민들에게 공사기간 임시거주시설을 제공하고 보증금 공제 뒤 이주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갖고 설득에 나설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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