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미국은 코로나 크레이지 차량으로 골머리"

김정기 기자 kimmy123@sbs.co.kr

작성 2020.05.22 17:11 수정 2020.05.22 17: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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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고속도로는 매우 한산합니다.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도 한산할 정도로 차량이 많지 않습니다. 모두 코로나19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이동을 줄이다 보니, 승용차 이용이 자연스럽게 줄었습니다. 그만큼 공기는 좋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난폭 운전이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 있는 지인에게 난폭 운전이 얼마나 심각한지 물어보았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이분은 "요즘같이 도로에 차량이 없는 것을 본 경험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간혹 승용차 옆으로 무서운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을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차량을 "코로나 크레이지 차량"이라고 부르기까지 했습니다.

텅 빈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미국 고속도로 제한 속도는 시속 70마일입니다. 텍사스의 한 고속도로는 시속 80마일이기는 하지만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시속 70마일입니다. 112km/h 정도 됩니다. 2차선으로 구성된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는 보통 시속 65마일(105km/h)입니다. 주택 지역 제한 속도는 시속 35마일(56km/h)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발생 이후 도로를 달리는 차량이 크게 줄면서 이런 여유를 즐기는 차량이 늘었습니다. 코로나 크레이지 차량, 요즘 제한 속도에 두 배까지 넘는 속도를 내며 달리는 승용차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한가한 도로에서 마음껏 스피드를 내며 즐기는 운전자들입니다.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경찰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더욱 놀랍습니다. 지난 4월 시속 100마일 이상의 과속으로 주행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2천493건으로 한 달 전보다 87% 늘었습니다. 그러나 1년 전과 비교하면 교통량은 35% 줄었습니다.

뉴욕은 어떨까요? 뉴욕에 있는 과속 단속 카메라에서 지난 3월 27일 하루에 2만 5천 건의 과속 운전이 적발됐습니다. 새로운 기록을 남겼습니다. 평균보다 2배 이상 많은 적발 건수입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까지 크게 늘었습니다. 특히 미네소타와 루이지애나의 지역 교통사고가 심각합니다. 미네소타의 경우 지난 3월 16일과 4월 21일 사이, 35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6년간 가장 많은 사망 사고를 기록했습니다. 루이지애나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30% 줄었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는 8% 늘었습니다.

미국에서 과속으로 경찰에 적발되면, 벌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법원 결정이 나오는데, 30일간 운전면허가 정지되기까지 합니다. 또 차량이 압수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따져보면 대략 2천 달러의 벌금을 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단속을 하지 않는다고?"

코로나19를 우려해 경찰의 과속 단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 과속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 경찰 14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고 9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코로나19 때문에 단속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운전자와의 거리를 충분히 두고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했습니다.


● "음주운전까지 늘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음주운전 적발도 늘었습니다. 미국 네바다의 경우 지난 4월 133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됐습니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거의 두 배에 달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과거에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 보면 그중 한 명이 술을 마시지 않고 대신 운전을 했지만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혼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면서 음주운전 적발 건수가 늘어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런 문제를 잘 알고 있으며 적극적인 단속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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