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려갔던 간호사, 산골 빈집에 들어가 '홀로 격리'

김상민 기자 msk@sbs.co.kr

작성 2020.04.06 20:37 수정 2020.04.06 22: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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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가격리 위반 소식들에 눈살이 찌푸려지지만 반대로 아주 철저하게 자가격리를 한 경우도 있습니다.

한 간호사가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한 뒤 산골 빈집에 들어가 홀로 격리 생활을 했던 건데요, 김상민 기자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달려 도착한 전북 장수의 도장마을. 낡은 단층 양옥집이 나타납니다.

안에는 매트와 난방기구, 간단한 휴대용 취사 기구와 빨래걸이가 전부.

21년 경력 간호사 대전 보훈병원 김성덕 씨가 이틀 전까지 머물던 자가격리 장소입니다.

산골서 자가격리한 간호사산골서 자가격리한 간호사
김 간호사는 지난달 8일 동료들과 대구로 의료지원을 떠났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그쪽(대구)에서 의료진이 고생하는 게 생각나고 하니까 잠을 잘 수가 없었어요. 이럴 바에 차라리 편안하게 내려가서…]

봉사 마지막 날인 지난달 22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김 씨는 집이 있는 대전 대신 본가가 있는 장수로 갔습니다.

혹시라도 결과가 양성으로 바뀔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대전은) 아이들도 많고 너무 접촉할 가능성이… 사람들도 많아서. 자주 시골집을 왔다 갔다 해서 빈집이 있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전기만 들어오는 빈집에서 꼬박 2주를 견뎠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혼자 할 일이 없잖아요, 2주간. 청소하고 (집안 집기들) 고치고 그러고 살았어요]

홀로 격리 선택한 21년 경력 간호사, 대전 보훈병원 김성덕 씨
가족 얘기에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걱정 끼쳐서 너무 미안했어요, 애한테. 그냥 간단하게 지원하고 격리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기대했던 거랑 또 다르게 일이 이렇게….]

음성 판정을 받았던 김 간호사는 이틀 전 확진 판정을 받고 현재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자유롭게 나다니는 사람들 속에서 남을 위한 배려가 무엇인지 김 간호사는 몸소 보여줬습니다.

[김성덕/대전 보훈병원 간호사 : 현장에서 환자들을 보게 되면 절대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요. 지킬 걸 확실히 지켜주지 않으면 이게 언제 끝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영상취재 : 홍종수, 영상편집 : 박선수, 화면제공 : 전북 장수군청·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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