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여객 96% 급감…항공업계 '존폐 위기'

박찬근 기자 geun@sbs.co.kr

작성 2020.04.05 09:47 수정 2020.04.05 09:49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국제선 여객 96% 급감…항공업계 존폐 위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하늘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대형항공사에서부터 기내식·청소 등을 담당하는 하청업체에 이르기까지 항공업계 전반에 걸쳐 존폐 위기에 몰렸습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국제선 여객 수는 7만 8천599명으로, 전년 대비 95.5% 급감했습니다.

지난달 국내·국제선을 합한 항공 여객 수는 174만 3천583명으로 1997년 1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200만 명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국적 항공사 여객기 374대 중 87%인 324대가 갈 곳이 없어 주기장에 그대로 세워져 있는 상태입니다.

하루 20만 명을 넘나들던 인천국제공항의 하루 이용객 수는 2001년 개항 이래 처음으로 1만 명 이하로 떨어졌으며, 운항 편수가 하루 100여 편으로 급감하며 제주국제공항에 역전당하기도 했습니다.

항공협회가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운송 실적을 기준으로 피해 규모를 산출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의 매출 피해는 최소 6조 4천451억 원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같은 매출 타격이 지속할 경우 항공사가 보유 현금으로 높은 고정비를 감당하며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입니다.

항공산업의 경우 영업비용 가운데 고정비 비중이 35∼40% 수준으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대규모 매출 타격에도 탄력적인 비용 감축이 쉽지 않아 보유 현금 소진이 가팔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유무형의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영업비용과 이자 비용을 현금 유출액으로 볼 때 대한항공은 월평균 8천800억 원, 아시아나항공 4천900억 원, 제주항공 1천억 원의 현금 유출이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감안하면 작년 말 기준 대한항공은 월 현금 유출액 기준 1.2배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제주항공은 2.0배, 티웨이항공은 1.5배, 진에어는 4.1배 수준의 현금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탓에 일각에서는 대부분 항공사에서 상반기 내에 현금 소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올해 1분기는 업계 1위인 대한항공마저 적자로 돌아서며 항공사마다 사상 최악의 영업 실적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업계는 임금 반납, 유·무급 휴가와 희망 휴직 등의 자구책에 이어 희망퇴직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며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1∼2년 차 수습 부기장 8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한 데 이어 직원의 45%에 달하는 750명을 희망퇴직과 정리해고 등을 통해 구조조정을 하는 방침을 정하고 세부 인원과 방식 등을 내부 논의 중입니다.
이스타항공이미 기내식과 청소 등을 담당하는 항공사의 하청업체에는 감원 바람이 불어닥쳤습니다.

대한항공의 기내식 협력업체 직원 가운데 인천에서 근무하는 1천800명 중 1천 명이 권고사직을 당했고, 남은 800명 중 300여 명이 휴직 중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인 아시아나KO는 다음달부터 무기한 무급휴직을 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아시아나AH는 직원의 50%에 희망퇴직을 통보했고, 또 다른 하청업체는 전 직원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하고 권고사직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항공협회는 국토교통부 등에 호소문을 보내 "국내 항공산업 기반이 붕괴하고 있으며, 84만 명의 항공산업과 연관산업 종사자들이 고용 불안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정부의 대규모 지원 없이 항공업계의 자구책만으로는 생존이 불가한 상황"이라고 호소했습니다.

항공협회는 전체 항공사에 대한 무담보 저리 대출 확대와 채권에 대한 정부의 지급보증 등 대규모 정책자금 지원 확대는 물론 항공기 재산세 면제 등 각종 세금을 감면해 줄 것을 건의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