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도쿄 올림픽 연기로 스포츠클라이밍 출전권 확보 무효 될 수도

서대원 기자 sdw21@sbs.co.kr

작성 2020.03.26 14:50 수정 2020.03.27 14: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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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선수(왼쪽)와 천종원 선수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출전권' 문제가 큰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일단, 아직 출전권 배분이 끝나지 않은 종목의 선수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된 올림픽 예선이 과연 언제 치러질지, 또 예선 대회 대신 랭킹 포인트로 올림픽 출전권을 주는 종목의 경우는 마감 기한이 언제로 바뀔지 새로운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가 하면 이미 출전권을 확보한 선수들도 혼란에 빠지게 됐습니다. 기존의 출전 자격이 유지되느냐를 놓고 논란의 여지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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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파 사진 1-2, 도쿄올림픽 로고/IOC 위원장 이런 가운데 도쿄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첫 선을 보이는 스포츠클라이밍 종목에서 우리나라가 확보한 올림픽 티켓에 큰 변수가 생겼습니다. 지난해 8월 세계선수권과 11월 올림픽 세계예선 때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한 우리나라는 당초 오는 4월 말 중국 충칭 아시아 선수권에서 남녀 1장씩 남은 도쿄행 티켓을 노려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대회 자체가 무산되면서 아직 올림픽 티켓을 못 딴 아시아 선수 중 지난해 세계선수권 성적이 가장 좋았던 서채현과 천종원에게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돌아가게 됐습니다.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은 예외적인 이 티켓 배분 방식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승인도 받았습니다. 이것이 이달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서채현 선수(왼쪽)와 천종원 선수 그런데 아시아 선수권이 취소되고 마지막 남은 티켓 2장이 모두 한국에 돌아가게 되자 다른 아시아 회원국들이 강하게 반발했고, 그러자 국제연맹은 지난 12일, 아시아 선수권을 취소하는 대신 일단 6월까지 미룬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국제연맹이 아시아 회원국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이렇게 발표를 했을 뿐, 현실적으로 6월 안에 대회가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도쿄올림픽 1년 연기라는 초대형 변수가 생기면서 우리나라가 확보한 올림픽 티켓 2장이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도쿄 올림픽이 내년 7월(5월 개최설도 있긴 하지만)로 연기되면 올림픽 예선인 아시아 선수권을 올해 6월 이후로도 치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돼야겠죠. 그렇게 되면 서채현-천종원 선수에게 돌아갔던 올림픽 티켓 2장은 무효가 되고, 우리나라는 아시아선수권에서 다시 그 티켓을 다른 나라와 다퉈야 합니다. 이미 지난해 세계선수권과 11월 세계 예선에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다른 나라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연기와 상관없이 출전권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 확실시되지만 서채현, 천종원 선수의 경우는 아시아선수권이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하는 특수한 상황에서 예외적으로 적용한 룰이기 때문에 상황 변화에 따라 방침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시아 선수권이 열리게 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서채현, 천종원을 비롯해 남녀 각 4명씩, 모두 8명의 선수가 출전하게 됩니다. '암벽 여제' 김자인을 비롯해 아시아 선수권 취소로 올림픽 출전 꿈을 접어야 했던 선수들에게는 마지막 기회가 한 번 더 주어질 수도 있는 셈입니다.
김자인 선수 국제 연맹에서 빠른 시간 내에 이에 대한 판단을 내려줘야 하는데, 대한산악연맹이 올림픽 출전권 문제에 대해 국제 연맹에 질의를 했지만, 아직 답은 받지 못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본부는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 위치해있어 원활한 업무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제 연맹은 현재 본부 사무실을 임시로 폐쇄하고 재택근무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 결정된 게 없어 혼란스러운 상황이지만 우리 스포츠클라이밍 대표 선수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국제 대회가 재개될 날을 기다리며 훈련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천 선수촌 내에 인공 암벽 훈련 시설이 없어 촌외 훈련을 해왔던 대표팀은 드디어 선수촌에 훈련 시설이 마련돼 다음 달 초에 입촌할 예정이었는데, 도쿄올림픽 연기로 선수촌 입촌 일정도 미뤄지게 됐습니다. 대한체육회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대표 선수들과 지도자들에게 일시 퇴촌 통보를 했기 때문입니다.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면서 훈련 집중도가 떨어진 데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외출과 외박 없이 두 달이나 선수촌에서만 지냈던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조치입니다. 퇴촌 기간은 최대 3주지만 선수들이 다시 진천선수촌에 입촌하기 위해서는 2주간의 자가 격리 기간을 거치고 코로나19 검사도 받아야 해 최대 5주 뒤에야 선수촌 훈련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서채현-천종원 선수의 올림픽 티켓이 그대로 유지될지, 아니면 아시아 선수권이 열려 다시 새로운 경쟁이 펼쳐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우리 대표 선수들이 차질 없이 경기력을 유지하고 올림픽 준비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스포츠클라이밍 뿐만 아니라 다른 종목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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