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된 초등생에 '2천만 원대 보험금' 소송…결국 사과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20.03.25 20:55 수정 2020.03.25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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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보험사가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홀로 남겨진 초등학생을 상대로 2천만 원 넘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걸었습니다. 사연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자 결국 보험사는 소송을 취하하고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전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4년 6월 전남 장흥의 한 사거리에서 오토바이와 자동차가 충돌해 오토바이 운전자 A 씨가 숨졌습니다.

자동차 동승자도 다쳤는데 과실 비율은 5대5였습니다.

자동차 운전자의 보험회사인 한화손해보험은 A 씨 유가족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했습니다.

부인은 고향 베트남으로 돌아간 상태여서 상속 비율에 따라 4천여만 원만 A 씨의 아들 B 군의 후견인인 고모에게 지급했습니다.

4년 뒤 다친 동승자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화손해보험은 치료비 5천300만 원을 지급하고, 과실비율에 따라 2천600여만 원의 구상금을 사실상 고아가 된 12살 B군에게 청구했습니다.

[한문철/변호사 : (B군) 주소를 파악해서 곧바로 소송했잖아요. 이 어린이가 뭘 알겠어요. 모르니까 일단 판결 확정시켜놓고 얘를 평생 동안 쫓아다니려고.]

구상금 청구는 적법한 절차이기는 하지만 상대가 사실상 고아인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배려하지 않은 겁니다.

특히 보험금은 상속 비율에 따라 일부만 지급하고, 구상금은 전액 자녀에게 청구했다는 사실이 공분을 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보험사 측은 소송을 취하하고 대표는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정당한 법적 절차였지만 소송 당사자의 가정과 경제 상황을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화손보 측은 지급이 유보돼 있는 부인 몫의 보험금에 대해서는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하면 즉시 지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유미라, 자료제공 : 한문철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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