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잇] 지구 온도 2도 오르면 '인천공항 물에 잠긴다'

김지석│그린피스 서울사무소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SBS 뉴스

작성 2020.03.19 11:01 수정 2020.03.19 14: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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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재난이 다가오는 가운데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또 다른 재난과 유례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 영향을 우선 경제적 측면만 살펴보자.

항공사들이 직격탄을 맞아 2월 국내 항공사 누적 여객(출발·도착 합산)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 줄어들었다. 대중 교통도 타격을 입어 서울에서는 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된 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객이 30%가량 줄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왕래가 급감하니 자영업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길거리를 다녀봐도 여러 사람 모여서 술을 마시거나 밥을 먹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세계 경제 역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약 20일 만에 20% 하락했고 미 연방준비위원회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0.5%포인트 내리기로 전격 결정했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 경제 활동이 위축되면서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일시적으로 상당히 줄어들긴 했다. 비행기가 뜨지 않으면 이상 기후를 부채질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세계 경제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태워서 얻는 에너지를 이용해 굴러간다. 따라서 경제 활동 위축이 일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는 측면은 있다.

코로나발 경제 위기, 한숨도 깊어간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갑작스럽게 위축된 경제는 많은 사람들의 생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타격을 준다. 내가 속한 단체인 그린피스도 길거리 모금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경제적 타격은 필연적으로 경기 부양 정책을 촉발하고 결국 온실가스가 늘어나는 것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환경 보호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눈 앞에 닥쳤을 때 우리 사회가 어떻게 대처할지 상상해 봤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손을 잘 닦고 마스크를 쓰고 중증환자를 관리하면서 백신과 치료약을 만들어 내면 결국 해결이 될 문제다. 전문가들은 백신과 치료제를 만드는 데는 약 1년에서 18개월 정도가 걸릴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또 바이러스 대유행은 이미 인류가 여러 번 겪었던 일이며 피해는 있었지만 그것 때문에 세상이 무너져 내리지는 않았다.

그런데 기후변화는 완전히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한번 올라간 지구의 온도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현재로선 올라가는 속도를 늦추면서 안정되길 바라는 게 최선이다. 하지만 이미 수십 년을 흘려보냈고 올해부터 온실가스를 매년 7.6% 줄여야 파국을 막을 수 있다.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 이용을 대폭 늘리고 석탄, 석유, 천연가스 사용을 제로로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스탠포드 대학 환경공학과 마크 제이콥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이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하기 위해선 국토 면적의 약 6%에 태양광과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2028년까지 주력 수출산업인 자동차를 전기차만 생산 판매하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다. 이 밖에 건물 에너지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산업 구조는 개선하면서 신기술까지 개발해야 한다. 말 그대로 할 일은 너무 많고 시간은 너무나 촉박하다.

답답한 건 코로나19 사태는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는 반면 기후 위기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 근거에 대해 의심을 품거나 근거 없는 낙관론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태양광, 풍력 발전 설치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고 전기차 전환에 대해서도 시기상조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기후변화는 위기 상황"이라고 선언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여전히 시급한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한번 올라간 지구의 온도는 되돌릴 방법이 없다.
이번 여름에 2018년에 겪었던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되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한 심각성이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을까? 해외투자 기관들이 한국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을 문제 삼아 투자를 기피하기 시작하면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을까? 실제로 최근 네덜란드 연기금은 온실가스 배출을 문제 삼아 한국전력의 주식 790억 원어치를 처분한 바 있다.

막상 닥쳤을 때 코로나19와는 비교가 안될 재난인 '기후 변화', 최근 호주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를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겠다.

온실가스를 급속도로 줄이지 못하면 조만간 지구 온도는 2℃ 정도 상승해 남극 서쪽 빙하가 대량으로 녹아내리고 해수면은 3m 상승한다. 우리나라의 해수욕장은 모두 잠기고 부산, 인천 등 항만 시설 사용도 불가능한 수준으로 타격을 받는다. 서해안 간척지에 조성한 농지나 공단도 전부 물에 잠기고 인천공항은 완전 침수된다. 또한 바닷물이 강을 타고 유입되면서 해안과 가까운 농지에 소금물이 유입되어 농사가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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