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성인 피해자 절반 "극단적 선택 고민"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작성 2020.02.18 21:20 수정 2020.02.18 22: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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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9년 동안 정부가 인정한 공식 환자가 5천 명을 넘고, 사망자도 1천400명을 넘는 가습기 살균제 참사와 관련해 피해자들의 지금 상태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여전히 대부분이 각종 질환에 고통받고 있고 절반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전연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태어나자마자 반년 넘게 가습기 살균제에 노출된 박준석 군.

어릴 때부터 천식을 앓아왔는데 4년 전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신청해 재작년 피해자로 인정받았습니다.

곧 중학생이 되는 준석 군은 걱정이 많습니다.

[박준석 군/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스포츠를 못하잖아요. 구석진 데 있거나 그런 데 있어서 애들하고도 잘 어울리지 못해서, 그런 점이 걱정이 돼요.]

의대 서적까지 공부하며 아들을 보살피는 어머니는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상처를 받았습니다.

[추준영/박준석 군 어머니 : 우리가 옆에 가면 전염병자같이 그렇게들 보시는 분들도 있고요. 이거 아직 해결된 거 아니야? 도대체 얼마를 원하는 거야?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도 있고.]

준석 군 가정처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그 가족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가 한국 역학회에 의뢰해 피해자가 있는 1천100여 가구, 피해자 863명을 조사했습니다.

성인 피해자의 절반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답했습니다.

일반인보다 3배 높은 비율입니다.

또 10명 중 8명꼴로 만성적 울분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체 질환 범위도 호흡기 계통뿐 아니라 눈과 코, 피부, 소화기관 등까지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조위는 폐 질환과 천식, 독성간염과 기관지 확장증 정도로 국한된 피해 질환 범위를 확대하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구제법의 조속한 개정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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