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산 · 유독가스 가득 찬 터널…방재 시설도 없었다

유수환 기자 ysh@sbs.co.kr

작성 2020.02.18 20:47 수정 2020.02.18 22: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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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고에서는 화재 직후 터널에 차오른 유독가스 때문에 진화도 구조도 쉽지 않아 인명피해가 더 컸습니다. 사고가 난 터널에는 스프링클러나 연기를 없애는 시설 모두 없었는데 기준보다 터널 길이가 짧아서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수환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 당시 터널 안은 탱크로리에서 유출된 질산과 화재로 생긴 유독가스로 가득 찼습니다.

소방대원 380명이 투입됐지만 이 유독가스 때문에 초기 진화와 구조에 애를 먹은 겁니다.

결국 유독가스를 헤치고 사고 발생 4시간이 지나서야 불길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터널에 스프링클러나 연기를 빼줄 제연시설이 있었으면 진화와 구조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사고 터널에는 이런 것들이 없었습니다.

터널 길이가 1km가 넘어야 설치할 수 있게 한 국토부 지침에 따라 사고가 난 길이 710m의 사매 2터널에는 이런 방재시설들이 설치되지 않았던 겁니다.

1km가 안 되는 터널도 교통량에 따라 제연시설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이 대상에서도 빠졌습니다.

도로 공사가 관리하는 1km가 안 되는 짧은 터널은 405개인데 이 중 10% 정도인 42곳만 제연시설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2018년 6월 트럭 화재로 6명이 다친 울산-포항 고속도로 범서2터널도 길이가 610m라는 이유때문에 아직도 제연시설은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밀폐된 터널은 고립되기 쉽고 대피도 어려운 만큼, 2004년부터 16년간 바꾸지 않은 국토부 관련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세진/우송대학교 소방안전학부 교수 : 터널은 사고가 발생하면 위험해지는 상황에 도달할 수 있는 곳이죠. 밀폐돼 있으니까요. 잘 가동한다는 가정하에서 기준을 낮춰서라도 (제연시설 설치를) 강화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프랑스는 300m 독일은 400m가 넘는 터널에 제연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2022년까지 500m가 넘는 모든 터널에 환풍 장치를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황인석·이용한·김대수 JTV·이동녕 JTV,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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