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지멘스, 불공정거래행위 안 해…시정명령·과징금 취소"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작성 2020.02.09 09: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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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인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법(MRI) 장비 유지보수 시장에서 독점력을 유지하기 위해 중소 경쟁업체를 배제했다는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받은 다국적기업 지멘스가 이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3부(문용선 문주형 이수영 부장판사)는 지멘스가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일부 시정명령 및 과징금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멘스는 의료기기 유지보수 분야에서 경쟁업체를 배제하고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여러 위법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2018년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약 63억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습니다.

공정위는 의료기기 판매와 유지 보수 시장 모두를 독점하던 지멘스가 유지 보수만 담당하는 사업자가 나타나자 시장지배적 위치를 지키기 위해 '경쟁업체 죽이기'에 나섰다고 판단했습니다.

공정위는 지멘스가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병원을 차별 대우하며 자사와 거래하도록 유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CT·MRI의 안전관리나 유지보수에는 시스템 접근에 필요한 '서비스키'가 필수입니다.

공정위는 지멘스가 기기 판매 후 서비스키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거래 관행이 있었음에도 유지보수를 자사에 맡기는 병원에만 이를 적용하고,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병원에는 유상 판매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지멘스가 병원 측에 2014년 12월과 2015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다른 CT·MRI 유지보수 사업체와 거래할 때 생기는 위험성을 담은 공문을 보냈는데, 그 내용이 크게 과장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중 지멘스가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병원을 차별 대우했다는 부분은 인정하지 않고, 이 부분에 내려진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모두를 취소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재판부는 "지멘스는 국내 유지보수 서비스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면서도 "서비스키 발급 조건을 제시하는 행위가 가격 또는 거래조건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지멘스의 서비스키 무상제공의 거래 관행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쟁업체의 서비스를 받는 병원에 유상 라이선스 정책에 따라 서비스키를 유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부당한 가격 차별이 아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경쟁업체 시장 점유율 등을 보면 지멘스의 행위가 다른 사업자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살펴봐도) 지멘스가 경쟁업체와 거래하는 병원을 차별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지멘스가 병원들에 과장된 공문을 보냈다는 내용은 인정하고 이 부분에 대한 시정명령도 취소해 달라는 지멘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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