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현직 판사들 첫 판결…성창호 등 13·14일 연속 선고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작성 2020.02.09 09:36 수정 2020.02.09 09: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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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판사들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이번 주 줄줄이 나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13일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의 1심 선고 공판을 엽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송인권 부장판사)가 임성근 부장판사의 1심 선고를 진행합니다.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는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판사들을 겨냥한 수사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 사건기록을 통해 검찰 수사상황과 향후 계획을 수집한 뒤 법원행정처에 보고한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신 부장판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 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는 영장전담 판사였습니다.

임성근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해 청와대 입장이 반영되도록 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판결 내용을 수정하도록 재판부에 지시하거나,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된 프로야구 선수 임창용·오승환 씨를 정식재판에 넘기려는 재판부의 판단을 뒤집고 약식명령으로 사건을 종결하도록 종용한 혐의 등도 받습니다.

혐의들에 대해 기소된 현직 판사들은 사실관계나 법리 등에 비춰 죄를 물을 수 없다며 전반적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 가운데 현직 판사에 대한 선고가 이뤄지는 건 이번 주가 처음입니다.

신광렬·조의연·성창호 부장판사의 혐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 등의 공소사실에도 공범 관계로 포함돼 있습니다.

사법부를 향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대법원장부터 일선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이어지는 조직적 범행이 이뤄졌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입니다.

따라서 이날 선고 결과가 양 전 대법원장 등의 1심 결과에도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선고를 받는 성창호 부장판사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1심 재판장을 맡았던 이력 때문에도 주목 받습니다.

성 부장판사가 김 지사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법정 구속하자 여권에선 그와 양 전 대법원장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공격한 바 있습니다.

성 부장판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장 비서실에서 근무했습니다.

성 부장판사는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김 지사 판결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임성근 부장판사가 받는 혐의는 양 전 대법원장 등이 받는 혐의와 겹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일선 법원의 재판에 개입해 수석부장판사로서의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의 구조가 양 전 대법원장 등이 받는 혐의와 유사합니다.

사법농단 사건에서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성립 여부가 중요한 쟁점 중 하나인 만큼, 이날 판결 결과가 다른 사건의 방향을 가늠할 가늠자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한편 현직 법관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자신의 재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차원에서 이들은 재판 업무에서 배제돼 '사법연구' 발령을 받은 상태로 1심 재판을 받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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