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드는 환자에 中 우한 병원 마비…의료진들 절규"

권태훈 기자 rhorse@sbs.co.kr

작성 2020.01.25 14:05 수정 2020.01.25 15: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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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코로나'가 퍼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 지역에서 넘쳐나는 환자들로 의료시스템이 마비되고 환자들이 제대로 된 치료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언들이 나왔습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병에 걸린 남편을 입원시키기 위해 지난주 병원들을 전전했다는 36세 여성 샤오시 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한의 상황을 전했습니다.

중국은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과 인근 도시에 봉쇄령을 내리고, 외부와 연결되는 항공·기차 편 등의 운영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샤오 씨는 남편이 아직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못한 채 시간을 허비했다면서, 춘제(春節·중국의 설) 전날이 '최후의 날'처럼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한지역 한 병원에서 복도를 가득 매운 환자들 (사진=SCMP 영상 캡처)SCMP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병원 복도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담겨있습니다.

인터넷상에는 환자들이 밀려드는 상황에 절규하는 의료진의 통화 장면 등도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SCMP는 또 샤오 씨가 "병원에서 숨진 환자들의 시신이 천에 덮인 채 병원 복도에 놓여있었다. 간호사가 사람들을 불러 시신을 옮기려고 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영상을 보여줬다고 전했습니다.

샤오 씨의 남편은 열흘 전부터 열이 났으며, 기침하면서 피를 토하기까지 했습니다.

남편은 병원 4곳을 방문했지만, 병실이 부족하고 검사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모두 거절당해 현재 한 병원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는 게 샤오 씨 설명입니다.

그는 심지어 구급차를 불렀는데도 출동하지 않았다면서 "병원들에서는 항생제 처방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남편은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지만 아무도 시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모두 불행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샤오 씨는 중국 당국이 '우한 코로나' 확진자에 대해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있지만 아직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은 경우에는 자비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하루에 약값으로 수백에서 1천 위안(약 16만8천원) 정도를 쓴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다"면서 "많은 사람이 비용을 감당 못 해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샤오 씨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공중보건 시스템이 "통제를 벗어났다"면서 "환자 가족들이 병상을 얻고 진단을 받기 위해 의료진과 싸운다. 정말 절망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우한 시민 왕 모 씨는 자신의 삼촌이 지난 15일부터 기침을 해 20일 병원을 찾았다면서 "시티촬영 결과 바이러스성 폐렴으로 진단됐지만, 의사는 '우한 코로나'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22일 다른 병원을 찾았을 때는 열이 나지 않아 의사의 진료를 받지 못했고, 다음날 열이 나서 구급차를 타고 또 다른 병원으로 가 운 좋게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병실에 입원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천후이팡 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면서 "의사는 어머니가 입원해야 하지만 병실이 없다고 했다. '우한 코로나' 확진도 거절했다"면서 다른 병원 3곳을 찾았지만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SCMP는 우한 시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자신들의 우려·공포감과 정부의 대처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다수는 의심 환자를 입원시켜주지 않는 데 대해 분노하고, '어디서 치료받을 수 있는지' 등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데 대한 불만도 있다는 것입니다.

한 우한지역 의사는 SCMP 인터뷰에서 "질병예방통제센터에 직원이 충분치 않다"면서 "모든 환자를 검사할 수 없다. 일부는 공포감을 느끼고 당장 검사받고 싶어하지만,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집에서 자체 격리하며 스스로 치료하는 게 더 안전하다"면서 "병원에서 교차 감염될 위험이 더 높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의료진과 보호·치료 장비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당국은 우한시에 다음 주 완공을 목표로 1천개의 병실을 갖춘 병원을 긴급 건설 중입니다.

인민해방군 소속 군의관 40명도 질병 대처를 위해 우한지역에 급파됐으며, 추가 인원도 파견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쓰촨(四川)성에서는 의료진 130명을 우한에 지원하기로 했고, 우한이 속해있는 후베이성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의료용 마스크 4천만개, 방호복 500만벌, 적외선 온도측정기 5천대 등을 긴급 지원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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