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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하사' 변희수 씨 강제 전역…"나라 지킬 기회 달라"

'성전환 하사' 변희수 씨 강제 전역…"나라 지킬 기회 달라"

'성소수자 군 복무' 쟁점화…사회적 논의 출발점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작성 2020.01.22 20:58 수정 2020.01.22 22:2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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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전환 수술을 한 뒤에도 계속 군 복무를 원했던 육군 하사를 군 당국이 강제 전역시켰습니다. 군은 성전환 수술에 따른 신체 변화를 일종의 부상으로 간주하고 오늘(22일) 밤 12시 전역하라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개인적 사유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관계 법령에 근거한 적법한 결정이라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입니다. 군의 통보를 받은 육군 하사는 성 정체성을 떠나서 훌륭한 군인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오늘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아영 기자 리포트 먼저 보시고 좀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전역 통보 한 시간쯤 뒤 군복 차림의 변희수 하사가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변희수/하사 : 저는 제6군단 5기갑여단 전차조종수 하사 변희수입니다.]

부사관 특성화고를 갈 만큼 절실했던 군인의 꿈이지만, 성 정체성으로 인한 혼란은 극복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변희수/하사 : 이대로라면 더이상 군 복무를 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됐습니다. 결국 저의 마음은 제가 스스로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임계치에 다다랐고.]

수도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성전환 수술을 결심했다, 이를 미리 보고도 했다며 군이 발급한 '국외여행 허가서' 사본도 공개했습니다.
변희수 하사, '국외여행 허가서' 사본 공개[변희수/하사 : '수술하고 계속 복무를 할 것이냐', '부대 재배치를 원하느냐'는 군단장님 질문에 저는 최전방에 남아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 계속 남고 싶다는 답을 했습니다.]

자신을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성 소수자 군인이라는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선례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전역 철회를 거듭 호소했습니다.

[변희수/하사 : 저를 포함해 모든 성 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가 그 훌륭한 선례로 남고 싶습니다. 제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저는 대한민국 군인입니다. 감사합니다. 통일.]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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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김아영 기자와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전에 없던 일이라서 사회적으로도 많은 이야기가 있던 사안인데, 군에서 결국 전역 결정을 했어요. 혹시 뭐 다른 대안은 없었을까요?

[김아영 기자 : 사실 이번 군의 전역 심사 과정을 잘 보면요, 성별 전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것이 아니라 어찌 보면 조금 피해 간 셈입니다. 군 인사법을 비롯한 기존의 법령이나 규칙에 따라서 일종의 부상으로 간주를 하고 전역 결정을 한 것이잖아요. 성전환 수술을 하고 복무하겠다는 군인 사례가 창군 이래 없었죠. 그런데 오늘 변 하사가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지적을 했는데, 우리 군 당국이 병영 시스템 안에서 이 문제를 정면에서 다룰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보기도 사실 어렵습니다. 그래서 군은 기존의 룰대로 판단하면서 성 소수자 군인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것이고 당사자로서는 당연히 받아들 수 없었던 것이죠.]

<앵커>

사실 변희수 하사 말고도 이런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는 다른 군인 간부들이 있을 수도 있을 텐데, 그럼 사회적 논의를 좀 더 넓혀서 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요?

[김아영 기자 : 그렇습니다. 일단 변 하사가 전역 통보에 승복을 한 것이 아닙니다. 다음 조치들을 계속해서 밟아나갈 텐데요. 변 하사가 대법원까지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한 만큼 이 논의는 법정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 별개로 오늘 기자회견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군 내부에서도, 부대 안에서도 자신의 결정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목소리가 분명히 있었다고 했거든요. 그래서 법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 성 소수자 군 복무 문제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 가고 공론화하는 과정이 이제는 좀 시작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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