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소송' 이겨도 무용지물…"10년간 한푼 못 받아"

법도 못 잡는 '배드파더스'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작성 2020.01.15 20:20 수정 2020.01.16 09:5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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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우리 사회에 큰 의미가 있는 법원 판결 소식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배드파더스, 우리말로 하면 나쁜 아빠들이라는 인터넷 사이트가 있습니다. 양육비를 주라는 법원 판결에도 주지 않고 버티고 있는 부모의 사진과 얼굴, 주소를 올려놓은 곳입니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면서 사이트 운영진을 고소했습니다. 그래서 국민참여재판이 열렸는데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을 알리고 아이에게 양육비를 주려는 공공이익이 목적이지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건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습니다. 무책임한 부모들의 명예보다는 아이들의 생존권을 더 중요하게 봤다는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대체 법이 있는데도 왜 이런 사이트가 만들어져야 하는 건지, 얼마나 양육비를 받아내기가 힘든 건지 먼저 그 실태를 전연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9년 전 아이를 낳자마자 이혼한 A 씨.

위자료를 안 받는 대신 전 남편 B 씨로부터 매달 양육비 100만 원씩을 받기로 했지만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A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법원을 탁 나오는데 자기는 약속을 못 지킨다는 거예요. 자기가 양육비를 안 줄 거라고, 두고 보라고 잠적을 했더라고요.]

5년 전부터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해 여러 차례 관련 소송을 벌였고 모두 승소했지만 해결된 건 하나도 없었습니다.

전 남편 명의의 재산을 찾을 수도 없었고 전 남편이 주소를 이곳저곳 옮기며 소득 신고도 하지 않아 압류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A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양육비에 대해서 청구하고 여러 가지 법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들까진 다 했어요. 받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으니까.]

결국 법원이 전 남편 B 씨를 10일 동안 구금하라는 감치 명령까지 내렸지만, 이마저도 강제력이 없어 B 씨를 감치하지 못했고 집행기간이 끝나면서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B 씨는 자신도 형편이 어렵다며 밀린 양육비 1억 원을 3천만 원으로 줄여달라는 소송을 내 또다시 지리한 법정공방이 진행 중입니다.

[전 남편 B 씨 (지난해, 중재자와 통화 내용) : (밀린 양육비가) 8천 얼마가 있다고 하는데, 제가 법원에 중재요청 할 거예요. 한 달에 100만 원이라는 돈은 솔직히 좀….]

A 씨는 교통사고 후유증과 지병 탓에 재작년부터 일을 할 수 없게 돼 개인 파산까지 한 상태입니다.

기초수급자로 한 달에 100만 원 남짓 국가에서 지원을 받고 있지만 꼬박꼬박 나가는 월세만 40만 원, 10살 아이를 뒷바라지하며 앞으로 생활하기가 막막합니다.

[A 씨/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옆에 사람이 있으면 옆에 가서 어 나도 그거 먹고 싶다. 이래요. 엄마한테 얘기하면 되잖아 그러면 돈이 없잖아, 이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되게 울컥했었어요, 사실.]

(영상취재 : 정상보,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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