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군사 전문가 "이란 여객기 격추는 총체적 시스템 실패"

SBS 뉴스

작성 2020.01.14 17: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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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이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는 이와 관련된 이란 내부 시스템의 총체적 실패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방산 전문 컨설팅기업 틸그룹(Teal Group)의 미사일 시스템 분야 선임 분석가인 스티븐 잴로거는 이번 일은 이란 정부와 군부에 퍼진 '다층적 시스템 실패'의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잴로거는 "이번 사고에는 여러 잠재적 문제가 있는데, (이란이) 방법론상으로도 실패했으며 이와 관련한 기술적 측면에서도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3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군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이 폭사하자 여객기 격추 몇시간 전인 8일 새벽 이라크 내 미군 기지 2곳을 탄도미사일로 타격했다.

여객기 추락과 관련, 자국 연관설을 부인하던 이란은 사고 발생 사흘 후 군합동참모본부 명의의 성명을 내고 해당 여객기를 미국이 쏜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해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전격적으로 시인했다.

당시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176명이 사망했다.

이란은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미국과 긴장이 한층 고조됐는데도 당국이 왜 민간 항공기의 비행을 허용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서방이 보기에 이란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데 쓴 무기는 러시아제 지대공 미사일 '토르'(나토명 SA-15)이다.

그러나 토르 미사일 그 자체로는 여객기, 크루즈 미사일과 다른 군용기를 쉽게 구별할 수 없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잴로거는 이 때문에 토르를 배치한 국가들은 민간 항공기를 추적할 수 있는 더 광범위한 방공 지휘시스템을 연계한다고 말했다.

이런 환경을 갖춰야 현지 군인력이 고위 당국의 승인 없이는 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란은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여객기가 군 기지 쪽으로 향했다고 밝혔지만, 실시간 항공기 경로 추적 웹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 자료에선 정상적인 행로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최소한 2개의 다른 항공기가 8일 오전에 이륙, 거의 동일한 항로를 따랐고 인근에선 또 다른 항공기도 비행하고 있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군사기술 전문가 저스틴 브롱크는 "여객기 비행 사실은 몰랐다고 해도 지대공 미사일 운영인력은 당시 이러한 비행 패턴을 인지하고 있었어야 했다"며 웹사이트의 분석 내용은 미국의 미사일 또는 전투기 공습으로 의심될 만한 행위와는 완전히 달랐다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이란이 사태 은폐를 더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을 다소나마 긍정적으로 거론하기도 한다.

브롱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이는 '유죄'에 대한 '솔직한 시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이란의 방공 시스템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제기한다고 틸그룹의 분석가 잴로거는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방공 시스템이 시대에 뒤떨어진 데다 효과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의 근원은 그들(이란)이 실제보다 상태가 더 좋다고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최근 몇 달 간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자국 항공사에 이 지역 내 일부 비행 금지 조처를 내린 적이 있는데, 이번 여객기 격추 사고에 앞서서도 같은 내용을 경고했다고 블룸버그는 소개했다.

한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이란 정부의 초청을 받아들여 사고 규명에 동참할 전문가를 보낼 것이라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ICAO는 이를 통해 사고 조사 상황을 지켜보고 이에 대해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사고 규명을 위한 모든 당사자의 동참을 촉구하고 외국 전문가들을 초청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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