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온몸에 멍' 확인하고도 무혐의…반년 뒤 시신으로

남주현 기자 burnett@sbs.co.kr

작성 2020.01.13 20:45 수정 2020.01.17 18: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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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9살 어린이가 베란다 욕조 찬물에 들어가 있는 벌을 받은 뒤 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이미 몇 해 전부터 아동 학대로 관계 기관이 계속 지켜보던 가정이었습니다. 반년 전에는 아이 몸에서 멍을 발견한 학교 측이 경찰 신고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주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피해 아동의 등 부위를 찍은 사진입니다.

멍 자국이 선명합니다.

손, 다리에서도 멍이 발견돼 학교 측이 지난해 7월 경찰에 신고했지만 어머니는 무혐의 처리됐습니다.
지난해, 숨진 학대 피해 아동 사진학대 피해 아동 몸에 선명한 멍 자국경찰 조사에서 아이는 맞지 않았다고 하고 어머니는 가해 사실을 부인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렇게 사건이 종결된 지 6개월 만에 결국 안타까운 죽음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피해 아동은 부모와 같이 살고 싶으니까 부인할 거고, 진술에만 의존해 사건 처리를 하겠다는 조사 방식이 이 치사 사건에 상당히 악영향을 끼쳤다고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아동보호기관에 있었던 피해 아동이 지난 2018년 집으로 돌아간 과정과 사후관리 시스템입니다.

집으로 돌려보내는 기준과 원칙이 뚜렷하지 않아 여주시는 아이가 문제 부모에게 돌아가는 걸 막지 못했고, 아동 보호기관이 이후 10여 차례나 가정을 방문했지만 재학대를 발견하지 못한 겁니다.

경찰을 동반하지 않으면 아이의 몸 상태 등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것도 사후 관리를 소용없게 만들었습니다.

[김미숙/아동복지학회 이사 : 수시로 모니터링하는데 불시에 가서 어떤 상태인가 체크하는 밀착된 점검, 이런 것이 있었어야 하지 않았을까. 제도도 보완돼야 하는 거죠.]

아동 학대 가해자의 95%가 부모 등 가족인데 재학대 당하고도 원 가정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경우가 전체의 69%나 됩니다.

아이는 부모와 있을 때 가장 안전하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전민규)     

** 해당 기사와 관련해 경기도 여주경찰서는 "당시 수사를 통해 어머니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하였지만, 아버지의 학대 혐의가 인정되어 여주지청에 사건을 인계하였다"고 밝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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