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표절 교수' 해임되기까지…6년의 투쟁

정반석 기자 jbs@sbs.co.kr

작성 2019.12.14 20:47 수정 2019.12.14 22:2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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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서울대 교수가 10여 건의 논문을 표절해 해임됐습니다.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다며 한 대학원생이 의혹을 제기한지 6년 만에 내려진 결정입니다.

정반석 기자가 이 대학원생을 만났습니다.

<기자>

서울대 대학원생 K 씨가 게시판에 붙어 있던 대자보를 떼어 냅니다.

K 씨는 2년 전부터 지도 교수였던 박 모 씨가 자신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여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가 논문을 표절한 국문과 박 모 교수를 해임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K 씨/논문 표절 피해 대학원생 : 표절행위는 한마디로 하면 도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6년 동안 넘게 이 싸움을 하면서 정말 영혼살해라고 할 정도의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박 교수가 자신의 석사 논문을 표절했다고 K 씨가 처음 의혹을 제기한 건 지난 2013년, 박 교수에게 항의하고 교내 인권센터에도 표절 의혹을 알렸지만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K 씨는 재작년 직접 박 교수의 논문 20건을 분석해 1천 쪽 분량의 표절 자료집을 만들어 본격적인 공론화에 나섰고, 그제서야 논문 표절을 심사하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도 조사에 나섰습니다.

1년여 조사 끝에 지난해 서울대가 박 교수의 논문 12건을 중대한 표절로 판정했지만 박 교수는 되려 K 씨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K 씨가 표절이라고 주장했던 논문 20건 중 12건을 제외한 8건은 표절이 아니지 않냐며 대자보를 내리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한 것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학문적 목적의 표현의 자유와 문제 제기는 널리 허용돼야 한다며 박 교수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K 씨/논문 표절 피해 대학원생 : 표절문제가 뿌리 뽑히지 않으면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억울한 피해자들이 계속 있을 것이고… 결국에는 공부를 그만둬야 하는 그런 일들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대 교수가 논문 표절로 해임된 건 이번이 처음인데 되풀이되는 표절 논란 속에 연구 윤리 확립을 위해서는 보다 엄격한 징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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