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토기에 3가지 표정…살아있는 신라의 얼굴 찾았다

<앵커>

사람 얼굴 모양의 이 토기 한 번 보시지요. 귀여운 느낌에 마치 요즘의 이모티콘을 보는 것 같기도 한데, 5세기 신라 시대 때 만들어진 것으로 경북 경산에서 발견됐습니다. 하나의 토기에 각각 다른 얼굴을 세 가지나 표현한 건 처음이어서 학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TBC 정병훈 기자입니다.

<기자>

금호강 지류인 청통천 주변 넓은 평야를 조망할 수 있는 나지막한 언덕에서 삼국시대 취락유적이 확인됐는데 여기서 5세기 전반 또는 그 이전 시기에 만들어진 독특한 모양의 토기가 완벽한 형태로 출토됐습니다.

높이 28cm가량의 사람 얼굴 모양을 했는데 윗부분에는 원통형으로 낮게 돌출된 구멍을 뚫었고 옆면에는 사람 얼굴 모양 3개를 같은 간격으로 구멍을 뚫어 표현했습니다.

얼굴의 모양은 무표정한 듯, 심각한 듯, 말을 하는 듯 조금씩 다르게 표현했는데 귀 부분을 가운데로 두면 또 다른 얼굴이 나타나 보기에 따라서는 얼굴 6개를 표현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오승연/화랑문화재연구원장 : 제작기법이나 형태, 인면문이 새겨진 구멍의 위치 등을 볼 때 실용적인 역할로 본다면 연통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뿔 모양 손잡이가 있고 바닥을 의도적으로 제거한 시루도 함께 나왔는데 시루를 엎어놓고 얼굴 모양 토기를 얹으면 딱 맞아 함께 쓰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 토기가 출토된 구덩이에서는 다수의 글자를 기록한 목재가 출토돼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보존처리와 함께 판독작업을 하고 있는데 얼굴 모양 토기와 유적의 성격을 밝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영상취재 : 김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