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가구 마을에 암 환자 37명…암 공포는 현재진행형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작성 2019.11.29 20:35 수정 2019.11.30 14:3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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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 SBS에서는 지난 2009년 암 환자가 유난히 많이 발생한 충남 보령의 한 마을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마을 옆 공군사격장의 포탄 잔해와 오염된 지하수가 원인으로 지목됐고, 10년 사이에 조사도 여러 번 이뤄졌는데 결과가 어땠는지, 대책은 나왔는지 짚어봤습니다.

이슈리포트 깊이있게 본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대천해수욕장 바로 옆 갓배마을입니다.

33가구 남짓이 사는 작은 마을에 암으로 숨지거나 투병 중인 주민이 37명에 달합니다.

['영 안 좋다 안 좋다' 하더니 췌장암 투병 중에….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암에 걸려서…. 혈액암 걸려서 내가 (병원에) 실어 주기도 하고.]

[딸하고 아버지하고 투병 중이에요. 위 잘라냈거든요. 남자는 암으로 돌아가셨고요, 한 10년 됐고요. 여자는 유방암 발병해서 항암 치료….]

암 환자 없는 집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입니다.

보령시가 지난해 실시한 건강 영향조사 결과, 이 마을 주민 암 사망률은 국내 평균보다 53% 높았습니다.

이 마을의 '암 공포'는 10년 전 SBS 보도로 공론화됐고, 이후 정부 기관 등의 조사를 통해 마을 주변 어패류에 카드뮴이나 비소와 같은 발암물질이 기준치 이상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원인으로 지목된 건 마을 옆 공군 사격장이었습니다.

[안남식/충남 보령 갓배마을 주민 : 주꾸미 나오면 쭉 훑어서 그냥 먹고 막 했는데 꼭 뭘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까보면 빨갛게 녹슨 실탄 조각을 꼭 안고 있더라고. 그 주꾸미 나오면 먹은 사람이 제일 먼저 죽었어요.]

마을 지하수에서 각종 발암물질이 검출되기도 했습니다.

[임상혁/녹색병원장 (10년 전 연구) : '트리클로로에틸렌'이라든지 '벤젠' 이런 물질들이 나왔는데요, (군에서) 장비들을 세척할 때 주로 사용되는 물질이어서 '아, 이건 군부대에서 오염된 것이 맞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나도록 발암물질과 사격장과의 연관성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60년 가까운 기간 동안 사격장에서 어떤 포탄이 얼마나 사용됐는지 알아야 발암물질과의 관계를 밝힐 수 있지만 군사 기밀 등의 문제로 확인하지 못한 겁니다.

[이윤근/노동환경건강연구소장 (연구 참여) : 사용된 탄의 종류가 얼마나 되고, 탄의 성분들 이런 것들을 알게 되면 어떻게 주민들에게 노출이 됐을까 예측하는데 그러한 기본 데이터를 전혀 받을 수 없었죠. 그게 제일 큰 문제였어요.]

정황상 의심은 가지만 아무것도 입증할 수 없는 상황, 암 마을의 공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배보람/녹색연합 전환사회팀장 : 합리적으로 봤을 때 주민의 피해가 분명하다면, 이게 꼭 역학조사의 형태가 아니다 하더라도, 피해들이나 주민들이 지금 처해져 있는 상황을 구제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뤄져야 합니다.]

보령시와 군 당국은 주민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보상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언제 결론이 날지 알 수 없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김남성,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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