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으려 넘긴 체크카드…하루아침에 범죄자로 전락

한소희 기자 han@sbs.co.kr

작성 2019.11.24 20:53 수정 2019.11.24 22: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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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출을 받으려면 체크카드가 필요하다는 말에 함부로 체크카드를 넘겼다가 피해를 본 제보자가 있습니다.

사기조직이었던 업체가 카드를 범죄에 이용해서 제보자는 하루아침에 범죄자로 몰렸는데요, 한소희 기자가 제보자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한 남성이 가게에 들어와 작은 상자 가리키더니 넘겨받고는 재빨리 사라집니다.

당시 상자 안에는 제보자의 체크카드가 들어 있었는데 제보자는 이 일 이후 7개월 동안 고통받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일인지 만나보겠습니다.

보험설계사 A 씨.

업무상 급하게 돈이 필요해 대출을 알아보던 때, 전화 한 통을 받았습니다.

[A 씨/대출 사기 피해 제보자 : 개인으로 대출해주는 것처럼 2천만 원 한도가 나왔으니까 그걸 받으라고 하면서….]사기당한 여성 카톡 내용돈이 급했던 A 씨는 큰 의심 없이 신청했는데 대출 업체는 대출금과 이자를 갚을 때 쓴다며 A 씨의 체크카드를 요구했습니다.

[A 씨/대출 사기 피해 제보자 : 순수하게 그분이 말한 것처럼 제가 받은 원금하고 이자에 대해서 그걸 체크카드로 한다고 했으니까….]

업체가 가져갈 수 있게 동네 마트에 체크카드를 맡긴 A 씨.

알고 보니 이 업체는 사기 조직이었고, A 씨 체크카드를 또 다른 범죄에 이용했습니다.

A 씨는 순식간에 이들에게 체크카드를 제공한 범죄자로 몰렸습니다.

[A 씨/대출 사기 피해 제보자 : 검찰에서 네 번이고 다섯 번이고 제가 소환당했거든요. 소환될 때 제 심정은 어떻겠느냐고요.]

수사기관과 법원을 드나들기를 7개월.

은행 거래가 제한돼 보험설계사 업무에 지장이 생긴 건 물론 지병까지 생겼다고 말합니다.

다행히 1심 법원은 A 씨가 대가를 바라고 체크카드를 넘겼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억울함이 풀렸다는 기쁨도 잠시. 최근 A 씨는 검찰이 항소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또다시 법정에 서야 하는 A 씨는 답답함을 호소합니다.

[A 씨/대출 사기 피해 제보자 : 당하고 싶어서 당했겠느냐고요…. 미끼가 던져지는 거잖아요. 조금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출 사기단의 신속한 검거와 함께 선의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도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김용우,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