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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 빈손으로 왔다" 비난…다음 협상도 못 잡았다

<앵커>

일곱 달 만에 어렵게 다시 마주 앉았던 미국과 북한의 핵 실무 협상팀이 별 성과 없이 헤어졌습니다. 떠나면서 북한이 화를 강하게 냈습니다. 미국이 빈손으로 왔다, 핵실험 다시 할 수 있다는 식의 말을 쏟아냈습니다. 미국이 2주 뒤에 다시 만나자고 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의 의도가 뭔지, 먼저 이번 협상, 앞뒤 상황 정리부터 하고 집중 분석해보겠습니다.

스웨덴에서 손석민 특파원입니다.

<기자>

저녁 6시, 실무협상 시작 8시간 만에 북한 대표단이 먼저 회담장에서 철수합니다.

북한 대사관에 도착한 북측 대표 김명길 대사는 미국이 빈손으로 나왔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김명길 대사/북측 협상 대표 : 미국은 그동안 유연한 접근과 새로운 방법, 창발적인 해결책을 시사하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 나오지 않았으며….]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언급대로 새로운 방법을 미국이 가져오리라 잔뜩 기대했지만 정작 만나보니 새로운 게 없었다는 것입니다.

김 대사는 미국에 연말까지 대화 기회를 주겠다면서도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김명길 대사/북측 협상 대표 : 핵시험과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 중지가 계속 유지되는가 그렇지 않으면 되살리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입장에 달려 있습니다.]

미 측 비건 대표는 입장 발표 없이 미국 대사관으로 직행했으며 대표단에는 함구령이 내려졌습니다.

[램버트/美 협상단 부대표 : (부대표님, 북한 성명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제 방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만요.]

[후커/美 백악관 한반도 보좌관 : (어제 회담에 대해 해주실 말씀은요?) 죄송해요, 저는 답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국무부 대변인이 성명으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져갔기에 빈손이라는 북한의 언급은 회담 내용과 정신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스웨덴의 제안대로 2주 안에 다시 만나자고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이곳 회담장에서는 이틀 동안 부대표 간의 예비접촉과 대표단 전체가 참여하는 본협상이 이어졌습니다.

미국 측은 우호적인 분위기라며 군불을 땠지만 김명길 대사는 본협상 도중 2시간 동안 자리를 비우는 등 신경전을 폈습니다.

김 대사는 2시간 전 귀국길에 오르면서는 2주 뒤 회담 가능성을 묻자 미국에 물어보라고 공을 넘겼습니다.

7개월 만에 어렵사리 만났지만 북미는 다음 약속도 잡지 못한 채 갈라섰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오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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