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총선 전략 놓고 英 제1야당 노동당 내분

SBS 뉴스

작성 2019.09.22 00:00 수정 2019.09.22 03:4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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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와 조기 총선 전략에 대한 이견으로 내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ational Executive Committee·NEC)는 전날 저녁 부대표 자리를 없애는 방안을 놓고 표결을 실시했다.

이 안건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를 지지하는 평당원 그룹인 '모멘텀'(Momentum)의 설립자인 존 란스만이 제안했다.

모멘텀의 한 관계자는 "어떤 개인도 긴축정책을 끝내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 보리스 존슨(총리)을 패배시키는 것보다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는 노동당의 기회를 무너뜨리려는 부대표와 함께 총선을 치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안건은 찬성 17표, 반대 10표를 기록해 가결 기준인 3분의 2에 못 미쳤다.

NEC는 이날 오전 재표결을 실시한 뒤 브라이턴에서 열리는 노동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당원 표결에 부칠 예정이었지만,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일어나자 이를 취소했다.

코빈 대표의 정책에 반한다고 해서 당의 부대표직을 없애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왔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톰 왓슨 부대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모멘텀'이 다원주의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으로 당을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역시 부대표직 폐지가 "반민주적이고 정치적으로 위험한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동당 내 평의원들을 대표하는 '의회 노동당'(Parliamentary Labour Party) 그룹은 NEC에 서한을 보내 이번 안건이 비생산적이며, 노동당이 지역구보다는 내부 분쟁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노동당 하원의원 웨스 스트리팅은 트위터에 "왓슨 부대표를 축출하는 것은 단지 충격적일 뿐만 아니라 자기 파괴적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우리는 총선 체제를 갖춰 영국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부대표직은 1915년 이후 유지돼왔다.

그동안 노동당 내에서 총선 개최 시기, 브렉시트 전략 등을 놓고 코빈 대표와 톰 왓슨 부대표는 이견을 보여왔다.

코빈 대표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사라지면 조기 총선을 우선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후 노동당이 집권하면 유럽연합(EU) 관세동맹 잔류, 단일시장과 긴밀한 관계 유지 등을 포함해 수용 가능한 브렉시트 합의를 추진한 뒤, 합의안과 유럽연합(EU) 잔류를 놓고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톰 왓슨 부대표를 포함한 노동당 내 일각에서는 총선 이전에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하며, 국민투표에서 노동당은 EU 잔류 지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왓슨 부대표는 최근 "노동당은 분명하고 명확하게 EU 잔류를 지지해야 한다"면서 "조기 총선 이전에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5년 부대표직에 오른 왓슨 부대표는 코빈 대표 계파에 속하지 않으며, 최근 코빈 대표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계속해왔다.

왓슨 부대표는 노동당의 가장 큰 후원자인 노동조합 유나이트(Unite)의 렌 맥클러스키 사무총장과도 오래된 불화를 겪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