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 주민까지 위협하는 건물 철거…현장 가보니

장훈경 기자 rock@sbs.co.kr

작성 2019.09.14 21:03 수정 2019.09.14 22: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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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희가 매번 보도를 못 해드려서 그렇지 공사장 안전사고, 아직도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납니다. 이 공사장 사고 때문에 작년에 총 485명, 하루 평균 1.3명이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음주운전 피해로 숨진 사람보다 40%가 많습니다. 조금 더 신경 쓰고 안전조치하면 많이 줄일 수 있는데, 무신경하게 하던 대로 하다 보니까 바뀌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고쳐보자고 연속 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14일) 첫 순서, 근로자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까지 위험에 빠트리고 있는 철거 현장 문제를 짚어봤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7월 서울 도심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무너졌습니다.

콘크리트 외벽이 주변 도로를 덮쳐 20대 예비 신부가 숨지고 4명이 다쳤습니다.

[피해 여성 아버지 : 애가 결혼 날짜를 받아 놨어요. 결혼반지 찾으러 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영영 이별이야.]

도심 철거 작업이 시민 안전까지 위협하는 건데, 느슨한 안전 규정이 원인으로 꼽힙니다.

철거를 위해서는 안전관리계획을 사전에 승인받아야 하지만 10층 이상 건물만 대상입니다.

서울시의 경우 5층 이상으로 대상을 확대했지만, 위반 시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사고가 난 건물도 승인은 받았지만 안전관리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수곤/前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4층 이하는) 인허가를 안 내도 돼요. 신고만 하고. 큰 거니까 무너지면 좀 피해가 크고 이런 단순하게 행정 편의적으로 이렇게 가는 것이거든요.]

상대적으로 규제가 강한 고층 건물은 어떨지 현장에 가봤습니다.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작업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합니다.

[이웃 주민 : 돌덩어리가 떨어져 가지고 자동차 덮개가 내려가 버리고. 막 지진 나듯이 소리가 나고 흔들려요.]

철거 업체 관계자도 현행 규제가 미흡하다고 인정합니다.

[철거 업체 관계자 : 규모를 따지지 않고 모든 (철거를) 심의를 거치게 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점검이 나올 수 있도록.]

철거 사고 위험이 커지자 국토부는 내년부터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건축물이 20m 이상이거나 지하층을 포함해 5층을 넘으면 철거계획서를 의무화하고 위반 시 처벌 규정도 뒀습니다.

실효성을 높이려면 지자체 등 규제 당국의 수시 점검 확대도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원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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