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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휴대폰 없는 순간은 견딜 수 없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셰리 터클,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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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06 : 휴대폰 없는 순간은 견딜 수 없어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셰리 터클, 민음사)

…대학 4학년생 졸리는
그녀의 휴대폰을 '애착 담요'라 표현한다.
그녀는 친한 친구들과 떨어져 있거나 사람들이 말 상대를 해주지 않으면 쉽게 고립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래들한테 많은 걸 기대할 수 없어요. 특히 대화는 더 그렇죠."
하지만 휴대폰만 있으면 언제든 바쁜 티를 낼 수 있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中


'애착 담요'- 이것 없이는 불안해하고 잠도 들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있죠. 어딜 가든 손에서 놓질 못합니다.

그런데 어린이의 담요만 그럴까요. 우리에게 휴대폰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습니다. 없으면 불안하고 내 손에 있는지 자꾸만 확인하고,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보다 메신저가 편하고, 친구나 가족과 함께 있어도 그중 누군가는 휴대폰을 보고 있고, 사무실에서는 다 같이 주르륵 앉아 있지만 서로 메신저로만 얘기를 할 뿐 정적이 감돌고…이별도 축하도 위로도 메신저로 대신해 버리고…

'골라 듣는 뉴스룸'의 일요일 팟캐스트 '북적북적',
오늘은 이렇게 휴대폰이 '애착 담요'가 된 우리를 위한 책을 소개합니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원제: Reclaiming Conversation, 셰리 터클 지음, 민음사 펴냄)입니다.

이 책의 저자인 셰리 터클은 인간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MIT 교수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기술에 의존에 '진짜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대화'와 '공감'이 테크놀로지에 위협받고 있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고독'의 시간을 잃어버리면서, 타인에게 관심을 갖는 시간도 잃어버리는 악순환에 들어섰다고 셰리 터클은 강조합니다.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없다면 어떻게 타인을 위한 시간을 낼 수 있겠는가?'라고 묻습니다.

휴대용 전자기기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요정 같다.
첫째, 언제든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둘째, 원하는 쪽으로 관심을 돌릴 수 있다.
셋째, 결코 혼자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소원은 또 다른 보상을 약속한다. 결코 지루할 일이 없다는 것.
하지만 서로를 깊이 이해하게 되는 창의적인 대화의 경우는
대개 약간의 지루함을 참아야 한다. 발견이 있는 대화에는 긴 침묵이 있기 마련이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中


비대면 소통에는 분명 편리함 점들이 많습니다. 내용을 정리하고 편집할 수 있고, 상대에게 즉각 반응할 필요도 없죠. 그러나 대화란 그렇게 불완전하고 아슬아슬한 것 아닐까요. 순간순간 상대의 감정을 살피며, 배려해서 내가 할 말을 전하는 것이죠.

젊은이들은 검색의 세상에서 성장했고, 정보는 검색의 종착점이다.
그들은 정보가 모든 상황을 호전시키는 열쇠라고 배웠다. 그런데 가족 간의 대화는 다른 메시지를 준다.
부모와 대화한다 해서 반드시 정보를 얻는 것은 아니며, 단지 평생 지속되는 관계에 대한 헌신을 경험할 뿐이다.
부모는 즉각적인 '해결책'을 줄 수 없을지 모르지만
그저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항상 널 사랑할 거야"라든가
"언제든 들어줄 테니 다시 이야기하고 같이 고민해보자"라고 말해 줄 수 있다.
부모 자식 간에 멀리 떨어져 살아도 자식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바로 이 마지막 메시지다
-'대화를 잃어버린 사람들' 中


휴대폰에 깔린 수많은 앱 중 우리에게 '너 이쯤 했으니까 이제 그만 끄고 쉬어.'라고 하는 앱은 없습니다. 대부분의 앱은 이용자가 최대한 오래 머물도록 설계돼 있죠.
우리가 휴대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건, 우리의 책임만은 아닙니다.
대신 우리에겐 '인간 중심의 기술'을 요구할 책임이 있습니다.
마냥 휩쓸리고만 있을 순 없으니까요.

북적북적, 오늘은 조지현 · 한승희 두 기자가 읽어드립니다.

*낭독을 허락해주신 '민음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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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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