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日 후쿠시마 마트에서 식재료 사재기한 이유는…

박세용 기자 psy05@sbs.co.kr

작성 2019.09.08 09:14 수정 2019.09.09 09: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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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3박 4일 도쿄와 후쿠시마를 다녀온 뒤에, 측정기에 찍힌 방사선량 값을 보여드렸더니 예상대로, 많은 비난 댓글이 달렸습니다. 요즘 같은 시국에 이런 글을 쓰는 게 말이나 되느냐, 후쿠시마나 가라, 메일을 보내준 분도 여러 분 계셨습니다. 아마 측정값이 높게 나오지 않았다고 느낀 분들이 주로 비판을 하신 것 같습니다. 높은 측정값 보여드리는 거 사실 쉽습니다. 귀환곤란지역 잠깐 들어가서, 높은 수치 나왔을 때 타이밍 잘 잡아서 사진 찍고, 위험하다는 식으로 보도하면 되지요. 그랬으면 비난받지 않았을 겁니다. ▶ [사실은] 日 후쿠시마·도쿄 3박 4일…방사선 얼마나 받았을까?

다만 댓글을 보면서, 몇 가지 설명 드릴 내용이 생겼습니다. 댓글은 Q로, 제가 드리는 설명은 A로 처리했습니다.
후쿠시마 수입품Q. 방사선량을 비교하며 수치상 괜찮다는 식인데 비교가 잘못된 게 비행기 안에 세슘이나 방사성 원소가 날아다닙니까? 일본은 세슘이 지금도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국가이고 음식물에 축적된 세슘이나 방사능을 섭취할 가능성이 100% 가깝습니다. 먹어서 응원하자 일본 정부의 슬로건 아닙니까. 음식점 호텔 다 후쿠시마산 식재료 쓰는데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만 배" 올라갑니다. 저렇게 재는 거 무슨 의미가 있나요. 자신도 모르게 먹거나 마시고 와버리는데 사실에 근거하는 척 더 중요한 이야기는 하나도 안 했네요. 그리고 독일의사협회 같은 곳에서 위험하다고 하는데 자꾸 아니라고 하면 아닌 게 됩니까?

A. 저는 비행기와 일본 대기 중 방사선량을 비교한 것이 아닙니다. 제가 출장을 떠날 때부터 시작해서, 모든 곳의 방사선량을 재고 다녔습니다. 제가 궁금해서 한번 해본 겁니다. 업무차, 혹은 다른 이유로 일본을 오가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궁금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요즘 반일 감정 때문에 일본 가는 분들 부쩍 줄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가는 분들 있습니다. 많이 궁금할 겁니다. 제 글을 비난하신 분도, 언젠가 어쩔 수 없이 일본에 갈 일이 생긴다면, 제 글을 다시 한번 찾아보게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결과를 그대로 전했습니다. 기사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희 회사 앞에서도 0.13μ㏜/h 정도 나오고, 김포공항 탑승구 앞에서도 비슷한 수치가 나옵니다.

● "일본은 세슘이 지금도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국가"

"일본은 세슘이 지금도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국가"라고 하셨는데,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말씀입니다. 세슘이 묻은 흙이 산에서 날아올 수 있으니까요. 이 문제 때문에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가 열리는 후쿠시마시 아즈마구장 근처 산에서 "방사능 바람이 불어온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습니다. 가능성 있는 얘기입니다. 만일 태풍이 아즈마 야구장 근처 산을 지난다면, 세슘이 묻은 흙이 공기 중으로 날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흙을 흡입하게 되면 내부 피폭이 됩니다. 그 방사선량이 얼마나 될까, 별도 기사로 설명 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음식물에 축적된 세슘이나 방사능을 섭취할 가능성이 100% 가깝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일본 정부나 후쿠시마현이 내놓는 세슘 분석 데이터를 있는 그대로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출장 기간에 후쿠시마현 내 대형마트에 들러서 여러 식재료를 구입했습니다. 국내 규정상 반입할 수 있는 품목이 제한되어 있어서, 날것 그대로의 농수산물은 들여오지 못했습니다. 도쿄 시내에 있는 후쿠시마 홍보관에도 들러서 여러 식재료를 구입했습니다. 그 식재료에 포함된 세슘이 얼마나 되는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증한 민간 업체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입니다.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도하고, 그 세슘을 섭취함으로써 어느 정도의 방사선량을 받게 되는지도 따로 보도할 예정입니다.

●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만 배"로 위험?

"음식점, 호텔 다 후쿠시마산 식재료 쓰는데,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만 배 올라간다"고도 하셨습니다. 음식점과 호텔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하는지 여부는 역시 저의 관심사이기도 합니다. 후쿠시마현은 정말 곳곳이 논입니다. 그 많은 쌀이 어디로 가는지 누구도 확실히 언급하지 않습니다. 편의점 도시락, 삼각김밥에 사용되는 거 아니냐는 설이 있어서 저도 여러 경로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번 취재 기간에 어느 정도 확인한 바도 있기 때문에, 이 사안도 보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만 "체내 섭취는 피폭이 몇만 배"로 올라간다고 한 부분은, 지금까지 그걸 입증한 학계 논문을 제가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제가 방사선 방호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찾는 것이 힘들어서, 체내 피폭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주장하는 국내 교수를 비롯 여러 전문가에게 그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논문을 달라고 꽤 오랜 시간 요청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60년대 논문 한 편을 제외하고는, 아직 추가로 받은 바가 없습니다. 50여 년 전에 나온 그 논문을, 제가 아직 자세히 검토해보진 못했습니다. 지금 말씀드리는 취지는, 같은 방사선원이 몸 밖에 있을 때보다 몸 안에 있을 때 그게 인체에 더 유해하다고 정밀하게 밝혀내고, 학계에서 인정 받고 있는 논문을 아직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체내 섭취가 더 위험하다"는 것은 방사성 물질이 몸에 머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다는 맥락에서는 맞는 말씀입니다. 제가 세슘 덩어리를 순간적으로 지나치면서 외부 피폭을 당하는 것보다, 그 세슘 덩이를 먹어서 내부 피폭을 당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내부 피폭을 통해 받는 방사선량이 훨씬 더 많습니다. 세슘137이 몸에 들어오면 반감기가 110일 정도, 약 3년이면 몸에서 99.9%가 빠져나갑니다. 전문가들은 100Bq/kg의 고등어를, 즉 식품 기준 최고치에 달하는 음식을 하루에 200g씩, 1년 365일 매일 먹을 경우에, 그 세슘이 몸에서 모두 빠져나갈 때까지 받는 방사선량이 0.1mSv라고 계산하고 있습니다. 흉부 엑스레이 1번을 찍을 때 받는 선량과 비슷합니다.

● "독일 의사협회에서 위험하다"고 하는데…

"독일 의사협회에서 위험하다고 했다"는 건 어떤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취재하면서 유럽의 일부 방사선 전문가들이 내부 피폭이 훨씬 더 위험하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는 것은 들었습니다만, 독일 의사협회 얘기는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혹시 같은 방사선이 외부에 있을 때보다, 인체 내부에서 훨씬 더 영향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알고 계시면 불편하시더라도, 저한테 알려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제 이메일은 psy05@sbs.co.kr 입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취재한 여러 방사선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피폭은 내부와 외부 가릴 것 없다는 취지로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인체 내부에서 받은 선량과, 인체 외부에서 받은 선량의 크기가 서로 같다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같다"는 취지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Q. 방사선 측정기는 방사선의 양만을 측정합니다. 우리나라 자연방사선량을 측정할 때는 원전에서 흘러나오는 세슘 같은 인공방사능은 없는 거죠. 이건 마치 테러리스트 열 명이 포함된 1백 명의 집단보다 민간인 1백50명 집단이 더 인구가 많으므로 범죄위험성이 높다고 말하는 꼴입니다. 비교를 하려면 좀 더 조사하고 확실하게 알려야 하지 않을까요? 그렇게 안전하다면 체르노빌은 왜 아직도 출입금지일까요? 왜 전문가들이 후쿠시마가 위험하다고 하는지, 이 기사를 취재한 후에 적어도 국내 전문가의 확인 한 번만 거쳤더라도 이런 어이없는 기사는 나오지 않았을 것 같네요.

A. 방사선 측정기는 방사선의 양을 측정한다는 말씀 맞습니다. 그런데 이 측정기가 우주에서 오는 방사선과, 자연에 존재하는 방사선과, 인공적으로 생성된 세슘에서 오는 방사선을 구분하지는 못합니다. 같은 세슘이라도 과거 지상 핵실험에서 생성된 세슘이 있을 수 있고,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세슘이 있겠지요. 그걸 구분해서 '후쿠시마산 세슘'만 딱 골라줄 수 있는 측정기가 있으면 정말 좋겠지만, 그런 측정기는 없습니다.

제가 들고 있던 측정기에 찍힌 수치, 그건 자연적으로는 나오는 방사선량과, 후쿠시마 원전 세슘에서 나온 방사선량이 합쳐진 수치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측정기를 후쿠시마산 식재료에 갖다 댈 때도, 반드시 공기 중에 한참 동안 측정기를 놓고 자연 상태에서 측정값이 얼마나 나오는지 본 뒤에, 식재료에 갖다 대야 합니다. 만일 공기 중에 놨을 때 0.5~1.0 사이를 움직였는데,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댔을 때 0.9가 찍혔다고 가정하면, 그걸 후쿠시마 세슘에 오염됐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측정값을 0.9로 밀어 올린 것이 우주에서 온 방사선인지, 식재료에서 나온 방사선인지,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측정기를 공기 중에 놨을 때 측정된 값 0.5를 찍고,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댔을 때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0.9로 올라갔을 때 딱 찍고, 자 0.4만큼 올라갔으니까 이건 후쿠시마산 식재료에 세슘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염됐습니다. 먹을만한 게 아닙니다, 라고 보도할 수도 있습니다. 측정값이 계속 요동을 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그렇게 기사 쓰는 거 굉장히 쉽습니다. 하지만 그런 보도를 원하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단순히 방사능 수치 하나만 재면 무슨 소용이 있나? 세슘과 같은 방사성 물질 수십 가지는 왜 측정을 안 하나? 내부 피폭은 왜 무시하나? 게다가 무슨 방사성 물질이 묻을지 모른다면서 랩은 왜 감싸고 측정하나? 측정기가 그렇게 엉터리이면 왜 그 측정기를 들고 측정하나? 모든 게 이상하고 의심스럽지 않은가? SBS가 국내에서 수익이 점점 적어지니 조중동처럼 일본에서 뉴스 공급해서 돈 벌 작정인 건가?

A. 제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일본에 가져간 측정기는 1시간당 받는 방사선량과, 1초에 몇 개의 방사선이 나오는가, 이걸 측정할 수 있습니다. 세슘과 같은 방사성 물질은 왜 측정을 안 하냐고 하셨는데, 이건 정확한 세슘 농도를 분석하려면 시료 1가지당 2kg이 필요합니다. 이걸 일본에서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일부 언론이 제가 사용한 것과 동일한 측정기로 후쿠시마현의 어느 바닥에 갖다 대면서 '세슘 농도'라고, 도쿄보다 훨씬 높다고 실제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건 측정기를 물체에 갖다 대면 올라가고, 떨어트리면 값이 떨어집니다. 측정 대상과의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값을 제가 세슘 농도 측정했다고 보도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 보도는 그 측정기를 조금이라도 알 만한 사람이 보면 믿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제가 앞서 말씀드린 대로, 후쿠시마 시내의 대형 마트와 도쿄의 후쿠시마 홍보관에 들러서 국내로 반입 가능한 식재료는 최대한 많이 구입해 왔습니다. 사재기하다시피 했습니다. 세슘 측정하려고 그런 겁니다. 지금까지 국내 언론 가운데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대량으로 사 와서 세슘을 직접 분석한 곳은 없습니다. 측정 결과 나오는데 시간이 열흘 이상 걸린다고 합니다. 도쿄의 후쿠시마산 홍보관에도 원산지를 '후쿠시마산'이라고 표기해놓은 것은 일부였습니다. 보통 '국산'이라고 해놓더군요. 그런 식재료까지 여러 종류를 구입해서 가져왔습니다.
日 '빌리지 플라자' 공사 현장 근처 다리 건너편 공간서 측정한 방사선량Q. 방사성 동위원소에서 알파, 베타, 감마선이 나올 수 있는데 알파의 경우는 종이, 베타의 경우는 일정 두께의 액체 고체로 막아지므로(쉽게 막아지지만 맞으면 치명타) 저렇게 손에 들고 다니는 식의 측정으로는 감지 못할 수 있음. 저런 방사능 오염지대에선 호흡이던 접촉이던 우연이라도 단 한 개의 선원이라도 삼키는 순간 빼낼 수가 없음. 평생 몸속에서 강한 방사능을 뿜음.

바닥을 재야지 물과 토양이 오염됐는데, 그리고 먹어서 피폭되는 건 왜 배제하나. 실험하는 김에 가서 실컷 먹고 와서 몸에 남은 방사능 세슘 수치 재보지 그건 찝찝했나?

자연방사능은 체내에 축적되지 않습니다. 배출됩니다, 심지어 바나나에서도 검출돼요. 하지만 인공방사능은 축적됩니다. 그래서 엑스레이도 일 년에 몇 번 이상은 찍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축적된 방사능이 체내에서 농축됩니다. 이건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져요. 제발 좀 알고 기사를 쓰기 바랍니다.

그래서 후쿠시마 방사능 측정치가 별로 높지 않으니까 걱정 말고 놀러들 가라는 거냐? 올림픽도 방사능 핑계 대지 말고 열심히 참가하구? 누구를 위해 무슨 목적으로 취재했는지 모르겠지만 취재 의도나 관점에 따라 사실이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이 기사 취재한 기자들 일본 특파원 발령내되 올림픽 대비해 후쿠시마에 주재하도록 하자. 지들이 취재한 대로 문제없다면 불만이나 반발 없겠지.


A. "방사능 오염지대에서는 호흡이든 접촉이든 단 한 개의 선원이라도 삼키는 순간 빼낼 수 없다, 평생 몸속에서 강한 방사능을 뿜음"이라고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내부 피폭의 경우엔 그 방사성 물질을 먹게 되면, 몸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피폭량이 늘어난다는 맥락에서 맞는 말씀입니다.

● 평생 몸속에서 방사능을 뿜는다?

그러나 '평생' 몸속에서 방사능을 뿜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세슘 137은 몸 밖에서는 반감기가 30년에 달하지만, 그걸 먹으면 몸속에서는 반감기가 110일로 줄어듭니다. 전문가들은 이걸 생물학적 반감기라고 부르더군요. 약 3년이면 100%는 아니어도, 몸에서 거의 다 빠져나갑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제가 이거 안전하다고 하는 거 아닙니다. 내부 피폭, 조심해야죠. 하지만 몸속에서 '평생' 방사선을 뿜는 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바닥을 재야지"라고 하셨는데, 당연히 쟀지요. 측정기 열심히 대고 다녔습니다. 제가 출장 다녀온 뒤에 한꺼번에 보도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후쿠시마현의 한 마을에서는 공기 중에 측정기 수치도 재고, 바닥의 수치도 측정했습니다. 세슘이라는 건 흙에 잘 달라붙기 때문에, 공기 중에서 재면 당연히 바닥보다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일부러, 바닥에 찰싹 갖다 댔습니다. 측정 수치가 얼마나 올라가나 보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이건 8뉴스를 통해 보도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일본이 측정기를 설치한 환경 자체가 방사능 오염 정도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 먹어서 피폭되는 건 왜 배제하나?

"먹어서 피폭되는 건 왜 배제하나"라고 하셨는데, 제가 먹은 음식들에 세슘이 얼마나 들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가진 측정기로는 그 데이터가 안 나옵니다. 세슘의 양을 정확히 잴 수 없고, 제가 측정기를 음식에 가깝게 대봐도 방사선 값이 자연 상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론 측정값이 움직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가 숙소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 두 박스를 쌓아놓고 일일이 측정기를 다 대봤습니다. 이건 국내로 가져온 식재료와 별도입니다. 딱 한 가지 품목에서 측정값이 올라가던데, 제가 봐도 신기하더군요. 이 문제, 별도로 쓰겠습니다.

엉터리 측정기 갖고 간 거 아니냐고 하신 분도 계신데, 사실 국내 언론사 기자들이 후쿠시마를 그렇게 많이 갔지만, 측정기 성능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측정기를 댔을 때 정확한 세슘 농도 수치가 나오면 좋고, 피폭량을 계산할 수 있겠지만,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국내로 반입 가능한 품목들을 사전에 모두 파악해서, 대량으로 구입해 온 것입니다. 도쿄의 후쿠시마 홍보관에서 품목마다 반입이 가능한지, 국내에 있는 검역 담당자에게 일일이 문의한 뒤 가져왔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받은 방사선량을 고의적으로 낮추려고, 먹어서 피폭된 것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 그렇게 계산할 근거 데이터가 없었습니다. 만약에 제가 먹은 모든 음식에 세슘이 1kg당 100Bq 있었다고 가정을 하고, 계산을 해서 알려 드리면, 또 일본 안전하다는 거냐, 그래서 너나 많이 먹으라고 비판하는 댓글이 잔뜩 달릴 겁니다. 제가 방사선 방호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해서 그 수치를 보도하면, 그 방사선량이 적다고 느껴져서 그런지, 비판하는 댓글이 대부분입니다. 방사능 기사는 다소 정치적으로 소비되고 있다고 느낍니다.

● 자연 방사능은 축적 안 되고, 인공 방사능은 축적된다?

"자연 방사능은 인체에 축적되지 않고, 인공 방사능은 축적된다"는 얘기는 제가 사실, 아직 어떤 연구 결과를 접해보지 못했습니다. 저는 우주에서 오는 자연 방사선도, 핀란드 같은 나라의 대지에서 나오는 자연 방사선도, 그것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인공 방사성 물질에서 나오는 방사선과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북극 항로 운항을 많이 하는 항공사 승무원들이 인공 방사선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에서 오는 자연적인 방사선입니다. 하지만 비행 회수가 많아지고 피폭량이 많아지면 그것도 인공적인 방사선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는 조종사와 승무원들의 비행시간을 관리해줍니다. 인공 방사능은 '축적'된다는 말씀도 어떤 취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세슘에서 나오는 감마선은 우리 몸을 그냥 통과해버립니다.
후쿠시마 원전 전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후쿠시마에 걱정 말고 놀러들 가라는 거냐?"

"그래서 후쿠시마 방사능 측정치가 별로 높지 않으니까 걱정 말고 놀러들 가라는 거냐?"라고 하셨습니다만, 그거 아닙니다. 저는 보도에서 분명히 후쿠시마현 일부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선량이 나오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후쿠시마현이 밝히고 있는 데이터에 따르더라도, 1시간당 8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이 측정되는 곳이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그 근처에서 지금 성화 봉송을 하려고 합니다. 저는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8뉴스에서 보도했습니다. ▶ [사실은] 日 올림픽 성화 봉송, 경로 보니…후쿠시마 원전 '코앞'

저는 특히, 그 8마이크로시버트라는 수치 자체도 현장에 가보면 문제 제기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8이란 수치가 어느 정도냐면, 거기서 1년 서 있으면 70밀리시버트를 받는데, 어떤 사람이 일생 동안 받는 방사선량이 100밀리시버트를 넘어가면 암 발생률이 높아집니다. 대략 1년 반 정도 머물면, 100밀리시버트를 넘습니다.

위 댓글은 아마, 제가 움직인 동선을 따라 측정된 방사선량 수치가 낮게 느껴져서 그러신 것 같은데, 분명한 것은, 방사선이 별로 없는 곳도 '오래' 있으면 피폭량이 많아지는 거고, 방사선이 많은 곳도 '짧은' 시간만 있으면 피폭량이 적어지는 겁니다. 최근 한 국내 언론사 기자가 후쿠시마 원전에 아예 들어갔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긴 시간 있었던 게 아니기 때문에 그 기자는 큰 문제는 없었다고 방송에서 말했습니다.

Q. 흉부 촬영과 비교한 부분은 완전 다른 문제를 비교한 겁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1L 물로 주린 배를 채운 사람과 300g의 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운 사람 중에 1L가 더 많다라고 말하는 거랑 같은 겁니다. 세슘은 원자 붕괴에 의해서 나오는 방서선이라 투과율이 낮고 일반 촬영용 X선은 반대로 가속 입자로 만든 거라 투과율이 높습니다. (자세히 들어가면 길어지니 검색해보세요.) 그 말은 인체에서 투과율이 낮을 경우 인체 안에 반응이 일어나고 위험도가 높다는 겁니다. 단순 수치 비교만으로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기자분이라면 조금 더 조사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A. 제가 받은 방사선량을 몇 마이크로시버트라고 얘기를 하면, 저도 그랬지만 읽는 분들이 그게 어느 정도 양인지 잘 이해가 안 될 것 같아서, 흉부 엑스레이와 비교를 해왔습니다. 말씀해주신 취지는 세슘에서 나오는 감마선은 X선과 달리 인체 투과율이 낮아서 더 위험한데, 일본에서 측정한 방사선량을 왜 엑스레이랑 비교하느냐, 잘못됐다는 걸로 이해가 됩니다. 일본에서 세슘 감마선으로 0.1mSv가 측정이 됐으면, 그건 흉부 엑스레이 0.1mSv보다 더 위험하다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저도 처음 듣는 얘기라서 취재를 해보니, 말씀하신 대로 감마선과 엑스선의 에너지는 다르다고 합니다. 세슘 감마선의 에너지는 662keV이고, 병원에서 보통 쓰는 흉부 X선 장치, 거기서 나오는 X선의 최대 에너지는 350keV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의 방사선이 인체에 영향을 미칠 때는 모두 mSv 단위로 표현합니다. 예를 들면, 세슘 감마선은 축구공처럼 큰 에너지를 갖고, 엑스선은 핸드볼 공처럼 작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데, 감마선은 1개, 엑스선은 2개라면, 둘의 에너지 총량은 대략 비슷해집니다. 그 에너지 총량의 단위가 mSv입니다.

그러니까 감마선의 에너지가 엑스선보다 큰 것은 사실이지만, 감마선으로 0.1mSv를 받았으면, 그 에너지 총량은 흉부 엑스레이 1번인 0.1mSv와 같은 것입니다. 저는 감마선 0.1mSv와 엑스선 0.1mSv는 같은 에너지량이고,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같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언제든 메일로 관련 자료 알려주시면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방사선이 알수록 워낙 어렵고 미묘한 사안이어서, 제가 쓴 내용이 과학적으로 잘못됐을 가능성은 언제든 있습니다. 역시 관련 자료 메일로 보내주시면, 과학적으로 더 정확한 보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와 SNU 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자료조사 : 이다희, 김혜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