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주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소송…"헐값에 강요"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6.26 21:06 수정 2019.06.26 22:0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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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남아에 있는 나라, 미얀마 주민들이 우리 기업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가스를 채굴해 큰 이익을 얻고 있는데, 그 사업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이 토지사용권을 헐값에 넘기도록 강요당했다는 겁니다.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자원개발을 하면서 현지 주민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은 처음인데요, 어떤 게 쟁점인지, 이번 소송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경원, 김민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옛 대우인터내셔널, 지금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사업.

벵골만 해상에서 가스를 채굴한 뒤 가스관을 타고 중국까지 보내는 사업인데 매년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우 낀 끼/미얀마 주민 : (그 땅에서 일하는 걸 그만뒀나요?) 한국 기업이 땅을 가져가 더 사용할 수 없게 됐습니다. (본인 허락은 받은 건가요?) 받은 적 없습니다.]

논란은 가스전 근처 쩍퓨 지역 농민들에게 토지 사용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던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미얀마 군부 독재세력의 대리 역할을 했던 마을위원회를 통해 토지 사용권을 넘기는 서명을 사실상 강요했고 터무니없는 보상금을 줬다는 게 주민 주장입니다.

[윈 나잉/미얀마 주민 : (왜 서명했나요?) 계속 불러서 서명하라고 했습니다. 서명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이 땅을 가져갈 거라고 했습니다.]

[꼰 치아 망/미얀마 주민 : (수표를 받기 전, 주민들이 보상금을 얼마나 받을지 알았습니까?) 아니요.]

2013년 국가인권위 연구 용역 보고서에도 보상액이 주민의 수년 치 수입 규모에 불과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박경신/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자기들이 사용권을 가진 토지가 어디부터 어디인지 지도를 평생 본 적도 없는 분들이에요. (개발 이후) 소작농이나 일용 노동을 전전하는…]

고려대 로스쿨과 한 법무법인이 현지 주민 12명을 대리해 소송이 시작, 오늘(26일) 법원에서 첫 심리가 열렸습니다.

업체가 사용권 양도 때 서명을 강요했는지, 보상은 적절했는지가 쟁점입니다.

[황영민/법무법인 이공 변호사 : 문자를 해독하기 어려우신 분들도 많고 실제로 농사만 지어 왔던 분들이기 때문에 토지 매매 개념도 몰랐다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수차례 주민 설명회도 열고 계약서도 절차에 맞게 작성해 주민이 계약 내용을 모를 리 없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사업지도 조사해 당시 기준으로는 최고 액수를 보상했다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황지영, 화면제공 : 고려대 로스쿨 국제인권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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