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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대 횡령 방조' 휘문고 전 이사장, 징역 3년 법정구속

서울 강남구 휘문고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휘문의숙의 전 이사장이 50억대 횡령을 방조한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오늘(12일) 민 전 이사장의 업무상 횡령 방조, 배임 등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실제 횡령 범행을 실행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전 휘문의숙 사무국장 박모씨에게도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습니다.

민 전 이사장 등은 2008년부터 2017년까지 학교 시설물을 한 교회에 빌려주고 52억여원을 받은 뒤 교비로 사용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들은 학교발전 기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고, 법인과 학교 명의 계좌로 들어온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휘문고 명의의 법인카드로 단란주점 등에서 수천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있습니다.

재판부는 이와 같은 범행을 실제로 공모해 실행한 것은 민 전 이사장의 모친이자 휘문의숙의 명예이사인 김모씨와 사무국장 박씨라고 판단했습니다.

민씨의 경우 어머니가 교회로부터 돈을 받아 개인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를 공모한 공범은 아니라고 봤습니다.

어머니 김씨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학교의 운영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정작 민씨는 교회와의 임대차계약에서 배제돼 있었다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민씨에게 이사장으로서 횡령 범행을 제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행하지 않았다. 제지할 방법이 있었는데도 묵인·방관해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면서 방조범으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이사장으로서 의무를 게을리한 것이 이 사건 범죄의 근본적 원인이 됐다"며 "어머니에게 법인카드를 교부해 사적으로 사용하게 하고, 유흥업소에도 지출하는 등 범행의 질이 좋지 못하다"고 밝혔습니다.

박씨에 대해서도 "30여년간 실무상 권한을 행사하면서 횡령 범행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했다"며 "횡령금을 일부 착복했으리라는 의심도 든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민씨의 어머니 김씨도 횡령을 공모한 혐의로 함께 기소했지만 김씨가 선고를 앞두고 사망함에 따라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공소기각 결정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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