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자 브로커 '검은 커넥션'…불법체류 유도까지

강민우 기자 khanporter@sbs.co.kr

작성 2019.06.11 20:54 수정 2019.06.11 22: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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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10일) 저희는 베트남 현지에서 돈만 내면 위조 서류로 한국행 비자를 부정 발급받는 실태를 전해드렸습니다. 그렇게 조직적인 비자 장사를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사람들이 불법 체류자가 되는 것이 큰 문제인데, 국내에도 이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하고 비자 종류도 바꿔주는 브로커 일당이 있다는 것을 저희 취재진이 확인했습니다. 병원까지 낀 조직이 베트남 현지 조직과 연락해가며 불법 체류를 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거침없이 간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부터 베트남 3대 대도시, 하노이·호찌민·다낭 거주민을 대상으로 발급되기 시작한 대도시 복수비자.

SBS는 대도시 복수비자 불법 발급 실태를 취재하는 과정에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베트남 현지 비자 서류 위조 조직과 함께 불법 입국한 이들의 취업을 알선해주는 국내 조직도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베트남 현지 한인 사업가 : 현재 노동 비자가 막혀 있기 때문에…(한국에) 들어가게 되면 중간에서 브로커들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현지 비자 브로커 조직은 국내 조직과 연계까지 돼 있었습니다.

[베트남 현지 비자 브로커 : (비자 받아서) 한국에 간 뒤 일자리를 구하고 싶으면 전화번호 하나 알려 줄 테니 연락해보세요.]

베트남 유학 업무 담당자는 국내 브로커가 불법 취업자를 모아 달라며 접촉해왔다고 말합니다.

[유학 업무 담당 베트남인 : (한국 브로커가) 만나자마자 '요새 대도시 비자가 있잖습니까?' 하고…베트남 브로커하고 연결해서 하노이나 다낭, 호찌민 호적부 만들겠다고… 나머지는 한국 분이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아예 퇴폐업소에서 일할 여성을 콕 집어 찾았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김형석/호치민 소재 유학원 관계자 : 제가 어떤 근로자를 송출하고 싶으신가요, 이렇게 물으니까 마사지샵으로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런 퇴폐업소나 그런 쪽으로 문의가 많이 들어옵니다.]

베트남 현지에서 대도시 복수비자를 발급받아 한국으로 들어오면 국내 브로커를 통해 취업을 알선 받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비자로 바꿔주겠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제가 국내 브로커들을 직접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브로커들이 제안한 비자는 두 가지, 의료관광 비자와 난민 비자였습니다.

[국내 비자 브로커 : (난민 비자는) 내가 내 나라에 정치적인 문제, 그래서 난민 신청한다 할 때 받는 비자이고 또는 내가 아파요. 이제 병원 의료관광하려고 그러는 사람한테 주는 비자예요.]

어떻게 받는 것인지 물었습니다.

[국내 비자 브로커 : 저희 협업하는 병원이 있어요. 병원에 가셔서 간단하게 검사받으시고, 결과지 가지고 저희 행정사하고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내버리면 끝나는 거죠. 부산 출입국 관리사무소에서 나올 겁니다.]

심사에 함께 들어갈 통역까지 섭외해준다고 말합니다.

[국내 브로커 : 난민 신청을 하게 되면 저희가 그에 맞게 이제 (면접 심사에서) 베트남어로 말씀하실 때 그럼 저희 통역이 한국어로 이야기하고….]

비자 교체 비용은 6백만 원 선, 기간은 2주면 충분하다고 자랑합니다.

비자 브로커들의 수법을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먼저 베트남에서 위조 서류를 이용해 이렇게 비자를 발부받습니다.

이 비자를 이용해 한국으로 들어오면 이번에는 국내 브로커가 이들을 국내에 불법 취업시킵니다.

다른 경우에는 이렇게 결탁한 행정사와 병원을 통해서 아예 비자 종류를 바꿔서 국내에 체류시키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난 4월, 이런 수법으로 비자 장사를 한 난민 비자 브로커 일당이 인천지검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브로커 수준을 넘어 행정사, 변호사까지 낀 전문 조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현지 불법 비자 발급과 국내 취업·장기 체류 알선 브로커가 판치고 있지만, 이를 단속해야 할 출입국사무소 이민특수조사대 인력은 전국을 다 합쳐도 겨우 31명에 불과합니다.

한국과 베트남 간 교류 활성화, 이런 본래의 목적을 이루려면 비자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어 주머니를 불리는 불법 조직의 근절을 위해 양국 간 공조 대응이 절실합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황지영,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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