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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여성운동 선구자…DJ와 민주화 · 평화운동 동행

<앵커>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지난 1962년 부부의 연을 맺은 뒤 정치적 동반자이자 든든한 조언자로서 47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보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생전에 아내 없이는 나도 없었다는 말로 이희호 여사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자주 표현했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민주투사로서, 또 우리나라 1세대 여성 운동가로서 보낸 이희호 여사의 한 세기 가까운 삶을 권란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김대중 이희호, 나란히 걸린 문패처럼 두 사람은 평생의 동지였습니다.

납치와 구금, 청천벽력 같은 사형선고,

[故 이희호 여사/2008년 11월, 회고록 출간 기자간담회 : 재판정에도 나가지 못하고, 라디오를 통해서 겨우 엄청난 사형선고를 들었을 때, 그때가 제일 고통스러웠습니다.]

이 여사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구명운동을 벌였고 옥중 남편에게는 매일같이 600통의 편지를 보내면서 든든한 버팀목이 됐습니다.

[故 김대중 전 대통령 (1983년 미국 망명 당시) : 나의 아내는 나보다 한술 더 뜬다. 내가 만일 지금까지 갔던 길을 버리고 돌아서면 이 사람은 나하고 이혼할 거 같다.]

4번의 도전 끝에 이뤄진 대통령 당선과 노벨 평화상 수상, 이 여사의 조력은 절대적이었습니다.

[故 이희호 여사 (1997년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 편안해요?]

[故 김대중 전 대통령 (1997년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 편안합니다. 아주 일생이 호강이에요.]

미국 유학을 경험한 이 여사는 엄혹한 시기 민주투사이자,

[故 이희호 여사 (1987년 6월 최루탄 추방 시위 당시) : 전두환 대통령은 (직선제) 결정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는 이 나라의 진정한 민주주의가 회복되길 희망합니다.]

여성 교육 확대와 혼인신고 의무화 운동을 이끈 1세대 여성 운동가입니다.

김 전 대통령 시절 여성가족부 창설, 가정폭력방지법, 남녀차별금지법 제정에도 힘썼습니다.

또한 93살 고령에도 평양을 방문하는 등 평화운동가의 면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故 이희호 여사 (2015년 8월 방북 이후 기자회견) : 분단의 아픔을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한국 현대사를 당당하게 살아낸 이 여사는 자신의 책 마지막 구절처럼 더욱 환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세상에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

▶ 故 이희호 여사 유언 "국민과 평화통일 위해 기도"…北 조문단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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