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판다②] 하나투어 직원 폭로 "실적 맞추려 미지급"…이중장부 입수

강청완 기자 blue@sbs.co.kr

작성 2019.06.10 20:35 수정 2019.06.11 14: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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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업계 내부 구조를 짚어보고 가겠습니다. 여행 가려는 사람이 하나투어 대리점을 통해서 100만 원짜리 패키지 관광 상품을 샀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하나투어는 먼저 대리점에 수수료를 얼마 떼준 뒤에 크게 두 군데로 돈을 보냅니다. 하나는 항공사고 하나는 외국 현지에 있는 여행사입니다. 이렇게 약 80%의 돈을 보내고 나면 나머지가 하나투어 본사의 수익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현지 여행사에 돈을 덜 주거나 아예 주지 않아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바꿔 말하면 돈도 제대로 주지 않으면서 외국에 관광객을 계속 보내고 있다는 것인데 앞서 보신대로 하나투어는 일부 지역에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경영진 차원에서는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부 관계자의 폭로가 나왔습니다.

이어서 강청완 기자입니다.

<기자>

하나투어 본사 직원들이 SBS 끝까지 판다 팀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하나투어가 현지 여행사에 줄 돈을 일부만 지급하는 관행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습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전체가 다 그렇게 하고 있어요. (액수는) 추정이 거의 불가능… 영세업체들은 이걸 계속 이렇게 하다 보면 그냥 망해버려요.]

실무진 차원의 욕심이 아니라 경영진의 실적 압박이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하나투어가 12월에 항상 이듬해 사업계획을 해요. '내년도 목표치는 올해 매출 성장액의 몇 %를 달성할 것이다'하고 이제 분기별로 쪼개거든요.]

미리 정한 목표치보다 실적이 좋지 않으면 현지 여행사에 돈을 덜 주는 방식으로 목표치를 맞춘다는 겁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현지 여행사에) "야, 우리 이번 달 목표 달성해야 되니까 500만 원만 줄게. (나머지) 500은 다음에 줄게" 이래요. 그리고 그걸 안 주는 거예요.]

끝까지 판다 팀은 하나투어 본사가 작성한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미지급금 자료 일부를 입수했습니다.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수백 건의 미지급금 내역이 기록돼 있습니다. 공식 회계 자료에는 없는 내용입니다.
하나투어 미수 장부[하나투어 본사 직원 : 하나투어 내부에서는 이제 부르기 쉽게 이중장부 정리한다고 얘길 하고 있거든요. 청구금액하고, 회계 정산 장부에다가, 자기네들이 정산을 해놓는 장부랑 틀린 거죠.]

별도 장부를 따로 관리하기 때문에 세무조사에서도 전체 규모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이야기입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국세청 조사4국에서 나왔거든요. 다 털렸는데 발견을 못 했더라고요? (윗선에서) 말 맞추고, 없다고 해라. 불필요한 이런 자료들은 날려라 그랬는데 찾아내질 못한 거 같더라고요. 엄한 다른 것만 해 가지고 추징하고 나갔거든요. 싸게 했어요. 우린 그때 되게 쫄았거든요.]

하나투어의 실적 관리를 위해 현지 여행사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구조입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현지 여행사가) 숨이 끊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송금하는 거예요. 정말 막 죽기 전까지만. 일단 이걸로 버텨봐, 이 정도. 양아치 짓이죠.]

이런 갑질의 고리를 끊어 보자는 게 내부 직원들이 폭로에 나서게 된 이유입니다.

[하나투어 본사 직원 : 아닌 것 같아요. 점점 이게 갈수록. 지금은 너무 도를 넘어가다 보니까. 회사에서는 실적이 안 좋아진 이유를 외부에서 찾아요. 그런데 저희 같은 직원들이 볼 때는 내부 문제가 크거든요. (바꾸지 않으면) 그냥 서비스 후진국으로밖에 못 남아요 우리나라가.]

<앵커>

오늘 저희가 전해 드린 내용은 여행 업계 내부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까지 그 피해가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합니다. 이런 일을 직접 겪었거나 잘 알고 계신 분들의 추가 제보를 기다리겠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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