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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구비로 사무실 꾸민 국가과학자…'상품권깡'도 적발

허위견적서 청구해 6억여 원 빼돌려

<앵커>

수색 작업에 진전이 있기를 바라면서 다음 준비한 소식 넘어가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국가과학자라는 게 있습니다. 연구 성과가 뛰어난 사람 가운데 정부가 국가과학자를 따로 뽑아서 연구비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인데 우리 과학계의 국가대표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이름에 걸맞게 많게는 수십억 원을 나라로부터 지원받습니다. 선발 기준도 엄격해서 지난 2005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금까지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사람이 10명에 불과합니다. 그 가운데 1명의 국가과학자가 저지른 일을 저희가 단독취재했습니다. 먼저, 나라에서 받은 연구비 수억 원을 빼돌려 다른 데 써왔다는 사실이 정부 감사에서 적발됐다는 내용부터 전해드립니다.

이경원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생명과학계의 세계적 석학 남홍길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2010년 국가과학자로 선정된 데 이어 2012년 국책연구기관인 IBS, 기초과학연구원의 식물노화수명연구단 단장이 됐습니다.

남 교수가 단장인 이 연구단은 최근 8년간 60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습니다.

[남홍길/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 국가과학자로 지정되고 나서 많이 생각해 봤는데, 앞으로 이런 걸 통해 국가에 많은 기여를 해 달라는 부탁이 있는 게 아닌가….]

그런데 지원받은 연구비를 유용한 사실이 과학기술부 감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연구비 6억여 원을 20여 개 업체에 나눠 미리 결제하고 예산을 연구에 쓴 것처럼 문서를 꾸몄다는 겁니다.

허위견적서를 청구해 타낸 나랏돈을 업체에 맡겨둔 셈입니다.

특히, 남 교수는 연구비 일부를 본인 사무실 인테리어 비용으로 쓰거나 고가 가구를 사들이고 업체에 맡긴 돈 일부를 상품권으로 되돌려받는 이른바 '상품권깡'을 한 사실도 적발됐습니다.

과기부는 이 같은 내용의 감사 결과를 조만간 발표하고 남 교수를 중징계할 것을 소속기관에 권고할 방침입니다.

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 유용한 돈의 사용처를 밝히기로 했습니다.

취재진은 남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는데 남 교수는 심적으로 힘든 상황이라며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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