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부작침] 시민판사 1,123명의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판결은?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작성 2019.06.01 09:07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마부작침] 시민판사 1,123명의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판결은?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심판을 시민에게 의뢰했습니다. 2018년 한 해 동안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5가지 불법촬영 유형에 대해서입니다. 나흘 만에 '시민판사' 1,123명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실제 법원에서 이뤄진 판결과는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습니다. 시민판사들의 판결 내용을 지금 공개합니다.

*판결 기간: 2019년 5월 24일 오후 5시~ 5월 28일 오후 5시
('시민판사, 불법촬영을 판결하다' 공개부터 나흘간)
*시민판사: 1,123명

[마부작침] 불촬● 시민판사의 징역형 선고, 4.2배 더 많았다
[마부작침] 불촬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1회 촬영한 피고인 A에 대해 시민판사 276명이 판결했습니다. 선고한 형벌 중 가장 비중이 컸던 건 123명(44.6%)이 선택한 징역형 실형이었습니다. 평균 형량은 2년 8.8개월. 그다음은 104명(37.7%)이 선고한 벌금형, 평균 벌금액은 1,287만 원이었습니다.

2018년 서울 지역 5개 법원에서는 피고인 A의 범행과 유사한 43건 판결이 나왔습니다. (※ 선고유예 1건은 제외했습니다.) 가장 많은 건 벌금형으로 31건(72.1%)였고 평균 벌금액은 287만 원입니다. 다음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8건(18.6%). 징역형 실형은 4건(9.3%)였고 실형의 평균 형량은 8개월입니다.

시민판사들은 실제 판결에 비해 징역형 실형을 4.8배 더 많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 역시 4.1배 더 많았습니다. 시민판사의 평균 벌금액도 실제 판결의 4.5배였습니다.
[마부작침] 불촬휴대전화로 50회 이상 불법촬영한 피고인 B 사건에는 시민판사 184명이 참여했습니다. 선고 형벌 중 가장 비중이 큰 건 역시 징역형 실형으로 127명(69.0%)이 선택했고, 평균 형량은 3년 4개월이었습니다. 벌금형은 30명(16.3%)이 선고했고, 평균 벌금액은 1,563만 원이었습니다.

2018년 서울 5개 법원에서는 피고인 B의 범행과 유사한 22건의 판결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은 건 벌금형 12건(54.5%), 평균 벌금액 542만 원입니다. 다음은 징역형 집행유예로 7건(31.8%), 징역형 실형 3건(13.6%)였고 실형의 평균 형량은 1년 4개월입니다.

시민판사들은 실제 판결에 비해 징역형 실형을 5.1배 더 많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2.5배 더 많았습니다. 시민판사의 평균 벌금액은 실제 판결의 2.9배 였습니다.
[마부작침] 불촬성관계 장면을 몰래 촬영한 피고인 C 사건에는 시민판사 278명이 판결을 내렸습니다. 가장 비중이 컸던 선고 형벌은 징역형 실형으로 221명(79.5%)이 선택했고 평균 형량은 4년 1개월입니다. 벌금형은 28명(10.1%)이 선고했고 평균 벌금액은 1,475만 원이었습니다.

2018년 서울 5개 법원에서는 피고인 C의 범행과 유사한 사건 판결 28건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은 건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18건(64.3%), 평균 형량은 징역 7.4개월에 집행유예 23.3개월입니다. 다음은 징역형 실형으로 6건(21.4%), 벌금형 4건(14.3%)였고 실형의 평균 형량은 9개월, 평균 벌금액은 463만 원입니다.

시민판사들은 실제 판결에 비해 징역형 실형을 3.7배 더 많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5.4배 더 많았습니다. 시민판사의 평균 벌금액은 실제 판결의 3.2배 정도였습니다.
[마부작침] 불촬소형 카메라를 사용해 몰래 촬영한 피고인 D 사건 판결에는 시민판사 157명이 참여했습니다. 가장 비중이 컸던 선고 형벌은 징역형 실형으로 106명(67.5%)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3년 6개월 정도였습니다. 벌금형은 31명(19.7%)이 선고했고 평균 벌금액은 1,916만 원이었습니다.

2018년 서울 5개 법원에서는 피고인 D의 범행과 유사한 사건 판결 23건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은 건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10건(43.5%), 평균 형량은 징역 7.4개월에 집행유예 18개월입니다. 다음은 벌금형으로 7건(30.4%), 징역형 실형 6건(26.1%)였고 평균 벌금액은 457만 원, 실형의 평균 형량은 9.7개월입니다.

시민판사들은 실제 판결에 비해 징역형 실형을 2.6배 정도 더 많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4.3배 더 많았습니다. 시민판사가 선고한 평균 벌금액은 실제 판결의 4.2배 정도였습니다.
[마부작침] 불촬몰래 촬영한 내역을 지인에게 유포한 피고인 E 사건 판결에는 시민판사 228명이 참여했습니다. 가장 비중이 컸던 선고 형벌은 징역형 실형으로 194명(85.1%)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4년 2개월 정도였습니다. 벌금형은 16명(7.0%)이 선고했고 평균 벌금액은 1,925만 원이었습니다.

2018년 서울 5개 법원에서는 피고인 E의 범행과 유사한 사건 판결 43건이 나왔습니다. 가장 많은 건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23건(53.5%), 평균 형량은 징역 7.5개월에 집행유예 23개월입니다. 다음은 벌금형으로 13건(30.2%), 징역형 실형 7건(16.3%)였고 평균 벌금액은 469만 원, 실형의 평균 형량은 1년입니다.

시민판사들은 실제 판결에 비해 징역형 실형을 5.2배 더 많이 선고했고 평균 형량은 4.2배 더 많았습니다. 시민판사가 선고한 평균 벌금액은 실제 판결의 4.1배 정도였습니다.

5가지 사건 전체를 놓고 보면 시민판사들은 판결의 68.7%에서 징역형 실형을 선고해 실제 판결의 실형 비율 16.4%보다 4.2배 정도 더 많았습니다.

● "한 사람의 인생을 파탄 낸 피고인에게 양심은 있는가"

시민판사들은 5가지 사건 모두에서 징역형 실형은 평균 30개월 이상(32.8개월~50.4개월)을, 벌금형은 평균 1,000만 원 이상(1,287만 원~1,925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실제 판결은 실형의 경우 8개월~12개월, 벌금형은 287만 원~542만 원이었습니다.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한 피고인 C 사건과 몰래 촬영한 내역을 지인에게 유포한 피고인 E 사건에서는, 실제 판결의 징역형 선고는 각각 9개월, 12개월인데 반해 시민판사는 평균 4년 이상(48.6개월, 50.4개월)을 선고해 큰 격차를 보였습니다. 시민판사들이 이런 유형의 사건을 더욱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고 더 엄중한 처벌을 바란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마부작침] 불촬시민판사 4백여 명은 판결과 함께 피고인을 향해, 한국 사회를 향해 한 마디씩 남겼습니다.

"호기심에 했다고? 그 호기심, 감옥에서 잘 생각해보길."
"피해자는 평생 고통받는다."
"죄에 비하면 징역 5년형은 깃털보다 가볍습니다. 평생 반성하세요."
"사생활 침해 받고 영상이 노출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겪게 된 피해자들을 고려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집행유예 내리는 등 너그러운 판결은 절대 없어야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탄 낸 피고인에게 양심은 있는가?"

"호기심 혹은 실수라는 단어를 쓸 때마다 징역 1년형을 추가합니다."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 다시 이러한 행동을 못하게 중대한 심판을 내린다."
"당신이 재미로 한 일에 피해자는 평생 잊지 못할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자신의 행동이 범죄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불법촬영과 유포에 5년 이하의 징역,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다만, 영리 목적의 유포에 한해 7년 이하의 징역을 내립니다.) 시민판사 상당수는 불법촬영 범죄의 법정 최고형이 징역 5년이라는 데 문제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5년이 최대인 것이 개탄스럽다. 법을 개정해 더 높은 형량을 주고 싶을 뿐이다. 아니면 당신이 공유한 채팅방의 인원수만큼 곱해서 형량을 주고 싶다."
"본 판사는 이 건에 대해, 반사회적인 범죄로 판단하며 영원히 사회에서 격리하는 것이 마땅하나 현행법의 미비함으로 5년형에 처하는 데 그침을 통탄한다."
"무기징역을 내리고 싶은데 어째 5년밖에 못 주는지 모르겠네요."
"피해자는 5년 이상 고통스러워할 것이다."

[마부작침] 불촬※'시민판사'들은 <마부작침>의 인터랙티브 기사를 읽고 판결에 참여한 이들입니다. 별도의 인증 절차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여러 차례 참여해 판결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김학휘 기자 (hwi@sbs.co.kr)
안혜민 기자·분석가 (hyeminan@sbs.co.kr)
조애리 개발자·디자이너 (dofl5576@gmail.com)
인턴: 박지영

▶ [마부작침] ① 불법촬영 사진 1장 죗값 7만9천 원…판결문 432건을 통해 본 '불촬' 대한민국
▶ [마부작침] ② 최다 피해자는 '성명불상'…나도 모르게 피해자 되는 불법촬영
▶ [마부작침] ③ '불법촬영' 판결 방정식을 풀어라! 벌금 300만원? 집행유예 2년?
▶ [마침] 판결문을 통해 본 '불촬' 대한민국의 민낯
▶ [인터랙티브 페이지] 불법촬영범, 시민의 이름으로 너를 심판하겠어!
▶ [관련 8뉴스] 불법 촬영물 1장 죗값 '7만 9천 원' 꼴…판사 따라 형량 제각각
▶ [취재파일] "호기심 때문에 그랬다"는 불법 촬영범…그들은 왜 '몰카'를 찍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