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해명과 다른 '법원 판결문'…"청약 이자율 6% 적용"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5.22 20:27 수정 2019.05.23 21: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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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약 저축 이자율이 잘못 적용돼 수백만 명이 당연히 받아야 할 돈, 수천억 원을 받지 못했다는 소식 어제(21일) 전해 드렸습니다.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드리면 지난 2006년 정부가 청약 저축 이자율을 내리면서 이미 가입한 사람들은 2년 이상 납입하면 원래 이자율 6%를 그대로 적용해주기로 '규칙'을 바꿨는데 이를 무시하고 바뀐 이자율, 그러니까 낮은 이자를 줬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희 보도가 나가고 국토교통부가 바로 해명자료를 냈는데 한 '법원 판결'을 근거로 이자율은 제대로 적용된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국토부가 말하는 당시 법원의 판단을 찾아서 꼼꼼히 들여다봤는데 사실과 달랐습니다. 1심과 2심 모두 이자율 6%를 적용하는 게 명백하다고 했습니다.

먼저 이슈취재팀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국토부는 한 청약 저축 가입자가 규칙대로 연 6% 이자율로 쳐서 돈을 더 달라며 소송을 냈던 사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당시 법원이 이자를 더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확정판결했기 때문입니다.

판결문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1심 판결문, 문제가 된 규정은 2006년 2월 24일 새 규칙 시행 이전의 가입자에게 이후에도 6%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달리 해석할 수 없다고 적혀 있습니다.

안 준 이자 돌려주라며 민원인의 손을 들어줍니다.

2심 판결문, 역시 6%의 이율이 적용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한 데 이어 국토부가 주장하는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은 법률의 원칙과 기준에 어긋난다고 더욱 명확하게 밝힙니다.

다만, 4.5%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을 민원인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여럿 들어 원고 패소 판결을 했을 뿐 6%를 적용하는 게 명백하다고 재확인한 셈입니다.

[이민석/변호사 (前 검사) : 이거는 그전에 가입한 사람은 그전의 이자율대로 하라는 얘기잖아요. 이게 어떻게 다르게, 다르게 해석하기 쉽지 않을 텐데, 이건.]

[성기문/변호사 (前 춘천지법원장) : (국토부가) 법률적인 것에 관한 훈련이 덜 돼서 그렇게 말한 건지 모르겠지만, 법률가가 보기에는 명백하게 생각돼 해석의 여지가 없고….]

국토부의 해명은 한 민원인의 사례를 전체 가입자로 일반화한 뒤 법원 판단이 아예 끝났다고 사실상 '상황 종료'를 선언해버린 겁니다.

하지만,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법원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성기문/변호사 (前 춘천지법원장) : 사실 다시 (법적으로) 다퉈볼 만한 그런 여지가 있고 충분히 이제 새로운 판단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국토부는 오늘 기자간담회에서 대법원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며 문제 제기의 실효성이 없다고 어제와 같은 해명을 내놨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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