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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울음 끊긴 경남 농어촌…'지방소멸 공포' 현실로

<앵커>

지방소멸이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고령화 농어촌 지역에 청년층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결국은 마을이 사라져 버린다는 얘기인데요, 아이 울음이 끊긴 서부 경남의 시골 마을을 김민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거창군 신원면에 산간지역에 위치한 중유마을, 어르신께 이 마을에 아이가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이덕화/경남 거창군 신원면(80세) : (이 마을에는 어린아이는 없네요?) 어린아이 없지. 한 명도 없어···]

이 마을에 사는 82살 강필조 할머니는 6남매를 다 키워 자식들은 타지로 나갔고 남편과도 사별한 뒤 이제는 혼자 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강필조/경남 거창군 신원면(82세) : 전에 아이들 바글바글했지. 한 집에 6명, 7명씩 낳으니까···]

신원면 전체 인구는 1,522명, 하지만 올해 이곳에서 출생신고된 신생아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신원면의 20세~39세 사이의 가임여성은 41명, 65세 이상 노인은 790명입니다.

가임 여성 인구가 노인 인구 절반 아래인 0.5 미만이면 지방소멸 진입 단계로 봅니다. 그런데 신원면은 10분의 1인 0.05로 소멸 고위험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신원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부 경남의 합천, 남해, 산청도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입니다. 문제는 이 같은 지방소멸 위험이 일본보다 더 심각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상호/한국고용정보원 평가기획팀 박사 : 청년 유출률이 일본에서 얘기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거든요. 10년 동안 소멸 고위험지역의 경우 절반 이상의 청년층들이 빠졌어요, 20~30대 인구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신원면 소재 5개 초등학교 중 4곳이 폐교됐습니다. 한때 수백 명의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은 잡초만 무성합니다.

[곽상용/경남 거창군 신원면(64세) : (제가 다닐 때는) 한 4백 명 넘었을 겁니다. 우리가 3~4학년 때까지 1, 2반이 있었거든요.]

경남지역 308개 읍면동 가운데 196곳, 63% 이상이 소멸 위험지역입니다. 젊은 층 유입을 위한 구체적인 대책이 절실합니다.

아이 울음이 끊긴 마을, 공포영화 속 내용이 아니라 지금 우리 경남이 당면한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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