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문 열면 소음·쓰레기…여행객-관광지, 공존 해법은?

배준우 기자 gate@sbs.co.kr

작성 2019.05.19 21:30 수정 2019.05.19 22: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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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민들은 그냥 거기 살고 있었는데 갑자기 관광지로 소문이 나서 생활이 망가지고 피해를 입는 일, 오버투어리즘이라고 부르는데 전국에 이런 데가 한두 곳이 아닙니다.

공존할 방법은 없는 것인지, 배준우 기자가 외국 사례를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벽화마을로 유명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 낙산공원 인근의 주택가입니다.

서울 종로구 이화동입니다.

입주민들이 버젓이 살고 있는 주택가인데도 벽면에 이렇게 낙서들이 그려져 있고 지붕 위에 보시면 먹다버린 음료수병과 휴지들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소음과 쓰레기 그리고 사생활 침해에 고통받는 주민이 많습니다.

[피해 주민 : 내가 일 나가고 하면 그럴 때나 몰래 써놓고 가고 그러기 때문에….]

하루 8천 명 넘게 다녀간다는 서울 북촌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유행복/서울 북촌 주민 : 정체성이라는 그 자체가 없다시피 이것이 사람의 삶인가 할 정도로….]

전통 한옥의 평온한 삶이 불가능해지자 주민은 이주했고 북촌 일대 빈집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연간 3,000만 명이 찾는 이탈리아 베니스, 산마르코 광장과 리알토 다리 등 유명관광지는 늘 수만 명의 관광객으로 포화상태입니다.

[루미네 완다/베니스 상인 : 사람이 몰리니까 관광객이든 주민이든 차분하게 구경하지 못하고 빨리 나가는 게 문제입니다.]

'과잉관광'의 폐해가 커지며 지역주민과의 직접적인 갈등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대형 크루즈의 입항을 반대하는 시위까지 벌어졌습니다.

[로베르토/베니스 주민 : 급하게 일하러 가야 하는데 관광객들이 몰려서 (버스나 택시를) 뒤에서 기다릴 때가 많습니다.]

환경이 훼손되고 치솟는 물가에 주민들은 떠나갔고 한때 17만 명이 넘었던 베니스 본섬 주민은 5만 2,000명까지 줄었습니다.

베니스 시는 뒤늦게 주민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호텔 신축을 금지하고 여행수칙을 위반할 경우 최대 500유로의 벌금을 물리거나 투숙객 한 명당 하루 최대 5유로의 '숙박세'도 부과합니다.

[파올라 마르/베니스 관광청장 : 관광객 누구든 베니스 도시에 대해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여기가 디즈니 테마파크에 온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렇게 거둔 세금으로 주민이 떠난 빈집을 수리해서 임대주택 360여 채를 공급하고 '사전 예약제'를 통해서 관광객 숫자를 제한하겠단 계획도 내놨습니다.

[박주영/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 : 지역 사회와 관광객이 공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관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무엇보다 규제와 별개로 삶의 터전을 배려하는 관광객의 인식 변화도 강조돼야 합니다.

(영상취재 : 최남일·유동혁·김현상, 영상편집 : 이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