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독점하는 '금수저 개봉'…기회도 없는 작은 영화들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5.04 20:53 수정 2019.05.04 22: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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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런데 반대로 어벤저스는 전 세계가 비슷하게 열풍이라서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지만 평소에 다른 영화들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반대 논리는 이경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2006년 두 천만 관객 영화 '왕의 남자' 그리고 '괴물'입니다.

작품성, 흥행성 고루 갖춰 인기가 많았습니다.

그만큼 상영관도 꽤 많이 장악했는데 유독 '괴물'에서 스크린 독점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개봉 첫날 극장 상영 점유율이 18.9%였던 '왕의 남자'와 달리 '괴물'은 40%에 가까웠습니다.

열에 네 편은 '괴물'을 틀었다는 겁니다.

스크린 독점 논란은 단순히 상영관을 많이 차지해서라기보다는 출발점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기회 불평등'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슈취재팀이 역대 흥행 톱 텐 영화, 개봉 당일 상영 점유율 데이터도 분석했습니다.

1,700만 관객을 모은 역대 1위, '명량'부터, '극한직업', '신과 함께', '암살', 40%를 넘고, 대부분 30%를 넘겼습니다.

작은 영화 입장에서는 이런 영화가 금수저 물고 개봉했다고 부러워할 만합니다.

대기업 독점구조가 중소기업의 기회를 막고 산업 경쟁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듯, 영화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영화가 스크린을 독차지하면 작은 영화는 상영기회를 잃고 그렇게 돈줄 막히고 영화 못 만들고 다양성 낮아지고 결국 영화산업 경쟁력 떨어지고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누군가의 데뷔작이었던 '플란다스의 개', '달은 해가 꾸는 꿈'.

관객 수 340명, 99명으로 기록된 흥행 실패작이었습니다.

그 뒤 두 감독은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라는 걸작으로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긋습니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성공은 탁월한 재능과 함께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던 '기회'의 문화, 그 위에 서 있습니다.

어벤져스 열풍을 계기로 최소한의 기회만큼은 보장하는 방안을 고민해봄 직합니다.

금수저 개봉이 고착화한 영화판에서는 제2의 봉준호, 제2의 박찬욱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CG : 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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