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판다②] 서로 모셔가려는 '전관 변호사', 무슨 일 하길래

전관-현직의 은밀한 카르텔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19.04.29 20:45 수정 2019.04.29 22: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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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전관 변호사 문제, 사실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닙니다. 며칠 전 검찰 과거사위원회에서도 그 심각성을 지적하면서 한 가지 사례를 들었었습니다. 검사장 출신인 홍만표 변호사는 지난 2015년 상습 도박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던 정운호 전 네이처 리퍼블릭 대표 사건을 맡았습니다. 홍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사건 담당 검사는 내가 중매까지 섰을 정도로 가깝다면서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고 추가 수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이미 다 이야기가 돼 있다는 식의 검찰 내부 정보를 의뢰인에게 미리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당시 검찰은 정 전 대표를 상습 도박 혐의로만 기소했을 뿐, 처벌이 훨씬 더 무거운 횡령죄에 대해서는 아무런 처분을 하지 않았습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이 부분이 검찰의 명백한 과오라고 지적했습니다.

효성과 계약 맺은 변호사들이 이런 식으로 활동했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만, 효성의 수상한 법률 계약을 계기로 전관 변호사들이 어떻게 활동하기에 거액을 주면서 모셔가기 경쟁을 하는지 취재해 봤습니다.

김지성 기자입니다.

<기자>

대한민국 법조 1번지, 서울 서초동에서 활동하는 이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으로 판사나 검사 경력이 없습니다.

우연히 검사 출신 변호사와 현직 검사의 대화를 목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A 변호사 : ○○지청장 출신이십니다. 저는 이제 다른 참고인 조사 받을 때 앉아 있었는데, 바로 옆에 들어오셔 가지고 ○○검사님이랑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근데 바로 하는 말씀이, '이거는 기소유예 사안으로 해줘야 되는 거 아니냐'….]

후배인 수사 검사의 태도가 공손했다고 기억했습니다.

[A 변호사 : 한참 후배인 그 검사는 '예, 저희도 이런 쪽으로 하고 있습니다' 얘기를 하고 차를 드리고…. 결국 (전관 변호사가) 나갈 때는 '부장님(부장검사)한테 말씀 잘 드려주십시오' 이 말을 하더라고요.]

또 다른 변호사는 검사 출신 변호사가 억대의 성공 보수를 챙기거나,

[B 변호사 : '기소되지 않도록 해 주겠다'라는 것은 결국 검찰 수사 결과, '증거 불충분', '혐의 없음'으로 끝나도록 해 주겠다라는 약속인데, 그런 약속을 많이 하죠. 그런 경우에는 성공보수가 억대로 올라가고요.]

탈세까지 하는 걸 봤다고 말했습니다.

[B 변호사 : 세금 신고 보통 안 하죠. 많이 누락하죠. 대부분 전관 변호사들 같은 경우는 현금으로 많이 받습니다. 특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성공보수 같은 경우는 거의 다 현금으로 받죠.]

선임계 없는 몰래 변론도 여전합니다.

홍만표 변호사 비리 사건 이후 검찰은 선임계 내지 않은 변호사의 변론을 허가하지 않기로 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는 게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판단입니다.

검찰 수사의 폐쇄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C 변호사 : 자신이 검찰 출신 전관이기 때문에 유죄무죄는 결정할 수 없지만, 구속 불구속까지는 자기가 결정할 수 있다 (라고 했습니다.) 판결은 공개지만 수사는 비공개잖아요.]

현직 검사들의 기대 심리가 공생의 구조를 만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 전관예우라는 게 잘 작동돼야 나도 옷을 벗으면 고액의 수임료를 받는 변호사가 될 기대 가능성이 살아 있는 거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공생하는 거죠.]

이런 변론의 가장 큰 부작용은 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깨진다는 점입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 일반인의 입장에서는 '이게 자기들끼리 짜고 치는 게임이구나, 우리는 이런 변론을 받을 수가 없어서 억울한 일을 당할 수가 있겠구나' 이런 인식이 생기는 것이죠.]

전관을 둘러싼 카르텔이 강해질수록 수사와 사법의 운동장마저 기울어져 있다는 불신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장현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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