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개발이 있을 때마다 언제나 듣게 되는 얘기다. 한쪽은 특정 목적을 위해 그린벨트를 개발하자는 주장이고 다른 한쪽은 그린벨트 개발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전적으로 보면 그린벨트는 도시가 무질서하게 커지는 것을 막고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 설정한 녹지대를 말한다. 그렇다면 그린벨트는 늘 그대로 두어야 하는 것일까? 아니면 특정 목적에 따라 일부를 개발할 수도 있는 것일까?
그린벨트 개발 관련해서는 각 분야별로 다양한 주장이 있다. 당연히 각각의 주장에 나름 논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개발을 했을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린벨트 개발이 대기 환경 즉, 도심 대기오염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립산림과학원이 서울대학교에 의뢰해 작성한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도시숲 조성 및 관리 기술 개발 : 대기모델링을 활용한 수도권 도시외곽림의 도심 미세먼지 저감 효과 시범 모형 개발 연구> 용역 결과 보고서가 있다. 보고서는 2018년 11월 28일 국립산림과학원에 제출한 것으로 되어 있다.

실험 결과 서울 주변의 대표적인 숲인 관악산과 북한산을 개발할 경우 개발 전과 비교해 서울 대부분 지역의 바람이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후 6시쯤에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의 바람이 전반적으로 크게 약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밤 9시쯤에는 개발 지역으로 가정한 관악산과 북한산 인접 지역의 바람이 초속 평균 1m 이상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과 그 주변 지역에서 저녁이나 야간에 산이나 숲에서 도심 쪽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열섬현상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온도가 빠르게 떨어진 산이나 숲에서 온도가 높은 도심 쪽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이다. 당연히 숲의 온도와 도심의 온도 차가 클 때 바람이 강해진다. 하지만 도심 주변 숲을 개발해 택지 등으로 바꿀 경우 개발 전과 비교해 숲이 있던 지역과 도심과의 온도 차가 감소하면서 도심 쪽으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이 약해지는 것이다. 특히 저녁과 야간 시간의 바람이 크게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고서는 보여주고 있다.
다른 조건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도심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약해진다는 것은 도심 지역의 대기가 정체되고 결과적으로 미세먼지가 더 쌓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도시 주변 지역의 숲이 도시의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으로 그린벨트 개발, 관악산이나 북한산 인근 지역의 산림 파괴나 개발이 주로 저녁이나 야간에 풍속을 약화시켜 도심의 대기질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아래 그림은 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참고문헌>
* 국립산림과학원, 2018,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도시숲 조성 및 관리 기술 개발 : 대기 모델링을 활용한 수도권 도시외곽림의 도심 미세먼지 저감 효과 시범 모형 개발 연구> 용역 결과 보고서
(사진=국립산림과학원,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