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미투 뿌리 뽑겠다" 약속한 여야…현실은

심석희 성폭력 폭로 100일…처리된 법안 0건

이경원 기자 leekw@sbs.co.kr

작성 2019.04.18 20:53 수정 2019.04.18 22:3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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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 8일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게 성폭력을 당했던 사실을 처음 털어놨습니다. 그 용기에 사람들은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냈고 문제의 지도자와 체육계에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국회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앞다퉈서 운동선수 보호법을 발의했습니다. 그 이후 목소리를 내지 못하던 피해자들도 하나둘 숨겨왔던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했고,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 조사에까지 나섰습니다. 이렇게 저희가 심석희 선수의 이야기를 처음 전하고 100일이 흘렀습니다.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아서 선수들을 지켜주겠다던 수많은 약속들, 또 경쟁적으로 내놨던 법안들은 지금 얼마나 지켜졌을지 저희 이슈취재팀이 확인해봤습니다.

먼저 이경원 기자입니다.

<기자>

체육계 성폭력, 폭력 근절 대책에는 여야가 없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빠른 시간 내에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염동열/자유한국당 의원 : 여야가 힘을 모아서 함께 하겠다는 약속의 말씀을….]

의원들이 앞다퉈 이른바 '스포츠미투법'을 발의했고 모두 12건에 달했습니다.

스포츠 윤리센터 설치, 비위자 처벌 강화 등이 핵심이었습니다.

10년 전부터 필요성이 제기됐던 터라 처리는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심석희 선수 미투 100일, 이슈취재팀이 확인해보니 처리된 법안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법안 논의는 회의록을 뒤져봐도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법안 접수만 하고 사실상 방치한 것입니다.

[국회 직원 : 다른 사안 때문에 상임위 진행에 대해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까….]

되풀이돼 온 체육계 성폭력을 뿌리 뽑을 마지막 기회라던 외침은 다시 공염불이 됐습니다.

[국회 직원 : (법안을) 발의하면 이슈와 함께 국회의원 이름이 보도되기도 하고, 본인을 알리는 효과가 있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 다른 이슈에 묻히는 게 아닌가….]

문화체육부는 스포츠혁신위를 만들어 개혁을 위한 권고안을 준비하고 있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불과합니다.

한 혁신위원은 법적 강제력이 있는 입법을 통해 개혁이 탄력을 받아야 하는데, 사실상 진행된 것이 없다며 아쉬워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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