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라면 기온 차가 너무 크다는 것인데요, 아침에는 옷 속으로 파고드는 차가운 공기에 흠칫 놀라다가도 한낮에는 겉옷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정도로 햇볕이 따뜻하니 말입니다. 늦겨울에서 초여름까지 세 계절을 동시에 경험하려니 견디기가 쉽지 않습니다.
오늘(16일) 아침만 해도 강원도 영월 기온이 0.9도까지 내려갔고 경기도 파주도 1.1도에 머무는 등 4월 날씨답지 않게 쌀쌀했지만, 오후 들어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20도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20도 가까이 벌어진 곳도 많습니다.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진 날이 얼마나 되는지 살폈더니, 봄이 평균 15일로 가장 많았고, 가을이 5.5일, 겨울이 3.6일, 여름이 1.7일로 나타났습니다. 봄철이 가을철의 세배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점이 두드러지는데, 비슷하겠거니 했던 일반적인 예상을 크게 벗어난 결과입니다.
봄철 가운데서도 4월의 일교차는 유난스러울 정도로 심합니다. 역시 같은 자료로 비교했더니 15도 이상 벌어진 날은 4월이 6.3일로 가장 많았고, 5월 4.9일, 3월 3.9일로 나타났습니다.
13개 도시 가운데 가장 일교차가 심한 도시는 춘천인데요, 3월부터 5월까지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진 날이 37.9일이나 됐습니다. 92일 가운데 40일, 그러니까 거의 절반 정도의 날이 일교차가 15도 이상 벌어졌다는 것이죠. 춘천뿐 아니라 수원과 청주, 대전과 대구, 광주 등 대부분의 대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다른 지방보다 일교차가 컸습니다.

13개 주요 도시 가운데는 대구가 가장 큰 일교차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1913년 4월 4일 일교차가 26.2도나 됐습니다. 1989년 5월 1일 일교차가 25.2도까지 벌어진 춘천이 다음을 차지했고, 청주와 광주, 전주 등 내륙 대도시들도 25도 가까운 일교차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13개 주요 도시는 아니지만 강원도 홍천의 일교차는 눈여겨볼 만한데요, 1989년 5월 1일 1.5도까지 내려가면서 조금 춥게 느껴졌던 날씨가 한낮에는 29도까지 치솟으면서 일교차가 27.5도까지 벌어졌습니다. 단 하루 동안, 겨울과 여름을 오갔다는 점에서 대단히 놀라운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서울의 일교차 기록은 1942년 4월 19일 세워졌는데, 아침과 낮의 기온 차가 21.8도까지 벌어졌습니다. 2.5도까지 떨어졌던 기온이 24.3도까지 올랐으니 견디기 쉽지 않았겠죠?

일교차가 큰 날씨는 앞으로도 한 달 이상 남아 있습니다. 특히 봄의 한 가운데인 4월 중순은 3계절을 견뎌야 할 만큼 적응하기가 가장 어려운 시기인데요, 지혜롭게 대응하셔서 몸의 리듬을 잘 지켜내시기 바랍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