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판다①] 손혜원, 공모전 사업 심사 직전 갑자기 심사위원에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작성 2019.02.01 20:43 수정 2019.02.01 22: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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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처럼 개인이 아닌 공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은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고, 또 많은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처신하도록 요구받습니다. 오늘(1일) 저희는 공직자의 처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먼저 지난 2016년 손혜원 의원이 공예 산업 진흥을 위해서 지역 공모전에 정부 예산을 지원하자며 이런 말을 합니다.

[손혜원 의원 (2016년 7월) : 공모전에 한 20억만 쓰면 대한민국 최고들은 다 옵니다.]

그리고 넉 달 뒤 원주와 남원, 수원 이렇게 세 곳을 콕 집으면서 여길 포함해 모두 6개 지역을 공모전 대상으로 정하자고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합니다. 그 이후 공예진흥원은 손 의원의 제안대로 국가 예산을 들여 공모전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런데 그 예산을 받을 단체를 정하는 심사위원 명단에 손혜원 의원이 이름을 올린 게 확인됐습니다.

끝까지 판다팀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손혜원 의원이 제안한 공모전 사업은 문체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지역 공예 단체들의 신청을 받은 뒤 어떤 공모전에 국가 예산을 지원할지 선정하는 심사위원단을 꾸립니다.

SBS가 입수한 공예진흥원 내부 문건입니다.

심사를 나흘 앞두고 결재된 이 문서에는 심사위원 6명 가운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보좌관 조 모 씨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람은 취재 결과 손 의원 보좌관이었습니다.

조 보좌관의 딸은 목포 창성장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고, 남편은 5·18 사적지인 옛 동아약국 건물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심사 전날 결재된 문건에서는 조 보좌관의 이름이 손혜원 의원으로 바뀝니다.

공모전 사업을 제안만 한 게 아니라 국가 예산 집행 대상을 선정하는 심사위원에도 이름을 올린 겁니다.

손 의원은 실제로 심사장에 참석했습니다.

채점표는 작성하지 않았고 최종 심사 뒤 결과 보고서에서 이름이 빠졌지만 당시 공모전에 응모해 심사받은 단체들은 손 의원이 수차례 질문을 했고, 개별 공모전의 상품성까지 거론했다고 말했습니다.

[공모전 참가단체 OO 관계자 : 심사위원은 꽤 많았습니다. 그분은 제가 워낙에 유명한 분이라 (알아봤고요.) 심사위원장, 아니셨나? 어쨌든 (심사위원석에) 계셨어요.]

손 의원이 사실상 선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것 같다고 기억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공모전 참가단체 △△ 관계자 : 이 공모전 지원 사업에 대해서, 엄청 사납고 엄격하게 잣대를 대더라고요. 이거 조목조목, 이것은 이것이 안 되고, 뭐 해서 안 되고.]

[공모전 참가단체 □□ 관계자 : 손 의원님 말씀 중에 '(지자체)에서 예산이나 이런 것 다 받는데 거기서 (예산을) 늘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말씀을 하셔서 '따로 국가지원받기는 어렵겠구나'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정이) 안 됐더라고요, 저희는.]

이 심사를 거쳐 지역공예 공모전에서는 원주 옻칠대전, 남원 전국옻칠목공예대전, 전주 전통공예전국대전 3곳의 공모전이 선정됐습니다.

2곳의 공모전의 주제가 옻칠인데 옻칠은 손 의원의 관심이 많은 공예 분야로 남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옻칠 공예품도 판매합니다.

게다가 사업 심사 이후 지역에서 진행된 공모전에서는 손 의원이 설립한 크로스포인트 재단의 이사인 오 모 작가 등 손 의원과 친분이 있는 작가들이 대상과 특별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제 일·조창현,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 구성 : 탁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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