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아뿔싸' 해외여행 중 발생한 사고, 보상은?

최장 5일, 이틀 휴가를 쓰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설 연휴가 찾아왔습니다. 긴 연휴에 해외여행 떠나시는 분들이 공항을 가득 메울 텐데요, 최근 미국 그랜드캐니언을 여행하던 한국 청년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중태에 빠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병원비에 국내 이송비까지 12억 원에 달하는 데다가, 현지 여행사와 법적 문제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사건으로 인해 해외여행 중 발생한 사고 보상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만약 미국, 유럽 등 다른 나라로 여행을 갔다가 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또 사고로 인한 피해 보상은 받을 수 있는 걸까요? 오늘 리포트+에서는 해외여행 사고 보상과 대처법에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봤습니다. 사고 상황에 따라 보상의 범위는 달라질 수밖에 없지만, 통상적인 경우로 따져보겠습니다. 국내에 관련 판결이 있었는데요, 한 여행객이 여행사를 통해 해외 패키지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여행 중 자유시간을 이용해 해양 스포츠를 즐기다가 큰 부상을 입었습니다.

당시 법원은 의료비 일부 등 직간접적 손해의 20% 정도를 여행사의 책임으로 인정했습니다. 자유시간이긴 했지만, 여행상품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고 여행객이 겪을 수 있는 위험을 미리 제거 또는 대비하는 '안전배려의무'가 있음에도 여행사가 이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겁니다.

하지만 패키지여행을 이용했어도 여행사의 관리 범위에서 벗어난 장소에서 사고가 발생하거나, 모든 일정이 끝나고 여행사가 알 수 없는 자유시간을 보내다가 사고가 났다면 여행사의 책임 범위는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또 얼마 전 그랜드캐니언 사고처럼 해외 여행사를 이용했다면, 현지에서 소송하는 것이 증거 확보나 손해배상액 측면에서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조언입니다. 특히 여행 중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각종 익스트림 스포츠를 경험하다보면 사고 위험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평소 암벽등반이나 패러글라이딩, 수상스키 등 격렬한 스포츠를 좋아하고 여행지에서도 즐길 계획이라면, 여행자 보험 이외에 별도의 레저(Leisure) 보험을 들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여행자 보험으로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다 사고가 생겼을 때, 보상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여행자 보험의 보장 범위와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여행지에서 예정된 활동에 따라 부족한 분야는 그때그때 추가로 가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해외여행 중 발생한 사고로 다치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우선 보상을 받으려면 사고와 관련된 증빙 서류를 챙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관련 서류로는 병원의 진단서나 의사의 소견서, 진료기록 복사본, 처방전, 치료비 영수증 등이 있습니다. 국내에서 추가 치료를 받을 경우, 실손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관련 서류를 잊지 말고 챙겨야 합니다.

일단 해외 패키지여행 중에는 가이드를 잘 따르고, 일행과 함께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한 여행객이 해외에서 물을 사기 위해 일행과 떨어졌다가 강도를 만난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법원은 여행사의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가이드는 다른 일행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었고, 피해를 본 여행객도 부주의했다는 이유에서였죠. 때문에 여행 중에는 가이드를 잘 따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자유 여행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지만 큰길 놔두고 어두컴컴한 골목으로 다닌다거나, 아찔한 포즈로 사진 찍기 등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행동은 하지 않는 편이 낫겠죠?

(기획·구성: 심우섭,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