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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④] 국세청의 느슨한 잣대…전문가들 "삼성, 세금 최소 500억 덜 냈다"

삼성 일가의 편법 증여와 무너진 조세 정의

김지성 기자 jisung@sbs.co.kr

작성 2018.10.15 20:31 수정 2018.10.15 2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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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러면 국세청이 당시에 느슨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삼성이 얼마나 세금을 덜 냈는지도 따져보겠습니다. 전문가들은 덜 걷힌 세금이 적어도 5백억 원 정도는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계산이 나온 것인지 김지성 기자가 풀어드리겠습니다.

<기자>

성우레져와 에버랜드 간 토지 매매가는 570억 원. 당시 공시지가의 80% 수준이었습니다.

성우레져와 에버랜드는 자체 의뢰해 받은 감정가액의 90%로 매매가를 정했습니다.

국세청은 삼성이 신고한 대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면서 땅 거래로 성우레져에게 생긴 이익이 없다며 한 푼도 과세하지 않았습니다.

[안창남/강남대 경제세무학과 교수 : 납세자가 제출한 평가액이 공시지가에 미달했다고 한다면 과세관청은 과세관청 나름대로 다시 한번 감정기관을 선정해서 스스로 토지에 대해서 또는 주식에 대해서 평가를 해 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매매가가 적정했는지 따져봤습니다.

끝까지 판다 팀이 입수한 에버랜드 내부 문건에서는 에버랜드가 이건희 회장 개인 명의 땅을 살 경우 적정 매매가로 공시지가의 238%를 제시했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성우레져 땅 매매가를 전문가들과 함께 추산해봤습니다.

이건희 회장 명의 토지와 성우레져 명의 토지가 같은 단지이니 같은 비율 238%를 적용해도 무리가 없고 2001년 성우레져 땅의 공시지가가 700억 원이었으니 적정 매매가는 570억 원이 아닌 1천 666억 원이라는 겁니다.

이 금액을 매매가로 보면 각종 비용을 빼더라도 성우레져가 1천억 원 가까이 이익을 본 것으로 추산됩니다.

땅 거래로 이익이 나지 않았다며 세금을 안 낸 성우레져. 국세청이 매매가만 제대로 따졌다면 청산 법인세 294억 원, 배당소득세 196억 원, 더해서 490억 원을 더 걷어야 했습니다.

진짜 주인 이건희 회장은 그만큼 덜 낸 겁니다.

[홍순탁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실행위원 : 말도 안 되는 감정가를 갖고 왔구나, 이렇게 당연히 판단하는 게 상식적인 수순이죠. 이를테면 주식을 차명으로 관리했던 게 걸렸다, 그러면 증여세에서 더 나아가서 법인세, 법인소득세 이렇게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과세하는게 국세청이 제일 잘하는 거거든요. 삼성이 아닌 기업은 다 그렇게 당하거든요.]

국세청은 증여세도 제대로 걷지 못했습니다.

성우레져 주주들에게 명의신탁 증여세를 부과하면서 당시 사망한 사람이나 외국으로 이민 간 사람을 과세 대상에서 뺐습니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세금을 못 낼 경우 명의를 빌린 실제 주인에게 부과해야 하는데, 아예 과세하지 않아 이 회장의 세금 수십억 원이 줄어들었습니다.

[김경율 회계사/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소장 : 당연히 사망이나 이민의 경우가 있었더라면 증여자에게, 이건희 씨 일가에게 세금을 부과했어야죠.]

편법 증여 문제로 접근해 땅 거래에 대해 제대로 과세했다면 땅값의 75%, 1,250억 원은 삼성 일가가 세금이나 과징금으로 내야 할 거래였습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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