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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에 배송 뛰는 '쿠팡맨'…총알배송의 씁쓸한 이면

<앵커>

인터넷 쇼핑 업체 '쿠팡'이 타사보다 훨씬 빠른 '총알' 배송을 내세우며 배달기사들을 대거 채용했죠. 그런데 최근 이 배달기사들이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며 회사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무슨 일인지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부분 잠이 든 새벽 3시. 인터넷 쇼핑 업체 '쿠팡'의 배달사원 '쿠팡맨'이 바삐 움직입니다.

문 앞에 배송 물품을 놓고는 사진만 찍고 이동합니다. 따로 고객에게 알리지는 않습니다.

[쿠팡 야간 배송사원 : 새벽 시간에는 문자가 가면 좀 불편해 하실 수 있기 때문에, 아침 7시에 일괄적으로 (예약) 문자가 가고 있습니다.]

쿠팡은 빠른 배송을 위해 지난달부터 서초지점을 시작으로 24시간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배송사원들을 주간과 야간 두 그룹으로 나눠 뛰게 했습니다.

석 달마다 주-야간 조를 바꾸는데 야간 배송 사원들은 매일, 밤새 10시간씩 일해야 합니다.

[쿠팡 야간 배송사원 : 기본 생활이 좀 많이 엉망진창이 됐죠. 생활 패턴이 많이 깨져서… 저도 이제 결혼을 한 입장인데.]

인력 충원 없이 52시간 근로기준법에 맞추려다 보니 살인적인 야간 배송이 시작됐다는 게 쿠팡맨들의 주장입니다.

급기야 청와대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가장 큰 불만은 직원들의 낮과 밤이 뒤바뀌는 커다란 근무 형태 변화를 추진하면서 사측이 직원들과 충분히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쿠팡 배송사원 : 이러이러한 상황이어서 이러 저렇게 할 건데 '따라와 줄 수 있느냐?', 아니면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전혀 이런 건 없이 '새벽 배송 시작할 거다'….]

쿠팡은 지난 2015년 쿠팡맨 상당수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며 '택배기사를 제대로 대우해야만 고객서비스가 좋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직원 반발이 이어지자 쿠팡 측은 야간 근무제의 효과를 검토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황지영, VJ : 김형진, CG : 박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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