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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25일 (수)
■ 대담 : SBS 원일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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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일그룹, 자본금 1억 원·두 달 된 신생 회사
- 관계자, 언론 접촉 거부 중…실체 있는 회사인지 의문
- 해저 460m, 사람이 맨 몸으로 내려갈 수 없는 깊이
- 1932년 당시 뉴욕타임즈에 돈스코이호 언급 기사 없어
- 150조 원 무게는 3,000톤~10,000톤…돈스코이호에 싣기 어려워
▷ 김성준/진행자:
<원일희의 '왜?'> 시간입니다. 해설의 명수 SBS 원일희 논설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안녕하세요. 원일희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오늘은 보물선 얘기를 좀 해보죠. 지난 15일이죠. 신일그룹이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침몰한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 이것을 울릉도 근처 해역에서 발견했다. 이렇게 밝혔고. 이 배에 150조 원에 달하는 가치를 가진 금괴가 실려 있다. 이런 소문이 돌면서 드디어 보물선 열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말로만 듣던 보물선. 며칠 그러다 말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2000년 동아건설, 그룹 사태도 있어서. 그게 기억이 나서 며칠 이러다 말겠다고 생각했는데. 시장에서의 관심도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고요. 여기에 투자를 한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또 본질이 보물이 아니라 비트코인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고.
▷ 김성준/진행자:
글쎄요. 별 복잡한 얘기들이 있어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이것은 좀 사실관계를 청취자 여러분들에게도 있는 그대로만, 있는 사실과 소문을 갈라서 전해드릴 것은 정확히 전해드릴 필요가 있다고 해서. 팩트 체크 차원에서. 투자의 문제가 본질이라 하니. 보물이 있고 없고는 아무도 모르는 문제이지만. 이 투자의 문제는 별개의 문제니까 한 번 아실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오늘 갖고 왔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우선 그러면 제일 중요한 게. 신일그룹이라는 게 못 들어본 곳인데. 어떤 회사입니까?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기자들이 다 가봤어요. 그래서 사진도 찍고, 그 회사 앞까지는 기자들이 갔으니까 실체는 있습니다. 본사가 여의도에 있고요. 신일그룹이라는 간판이 분명히 보이고 있고. 거기에 보면 글로벌 건설해운 바이오 그룹이라는 설명이 붙어있는 간판이 분명히 있고요. 그 밑에 블록체인 마케팅 연합회라는, 그보다는 조그만 간판이 걸려 있습니다. 이런 회사입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만났으니 취재를 해야 할 텐데. 일단 회사 측 관계자들이 기자들과의 접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취재가 되는 게 없어요. 제가 알고 있기로는 지금 없습니다.
그래서 등기부등본 떼어보는 것은 자유이니까. 자본금 1억 원이고, 회사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6월이니까 만들어진 지 두 달도 안 된 작은 회사입니다. 여의도에 본사가 있고, 공항동에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라는 지사 형식으로 있다는 건데. 실지는 있으되 실체는 과연 있는 회사냐. 여전히 의문입니다. 여기까지만 사실관계를 말씀 드릴게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까지 말씀해주신 사실관계는 굉장히 의심 가는 회사라는 뜻밖에 없는 것 같은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시장에서 의심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얘기가 있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일그룹 이름이 유명하지 않아요? 옛날에 신일그룹 유명했던 회사이지 않습니까. 신일선풍기도 있고.
▷ 김성준/진행자:
신일이 그 신일이에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렇게 오해할 여지가 있지만. 사실상 따져보면 아무 상관없는 것이고요. 정말로 신일그룹이라는 회사 자체는 이름이 신일이라는 흔한 이름일 뿐 생긴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는 얘기를 분명히 드리고요. 이 회사 때문에 덩달아서 주가가 폭등했던 게 제일제강이라는 소규모 철강회사이지 않습니까. 이 회사 지분을 7.74% 매입을 했어요. 신일그룹의 류상미 대표라는 인물이. 그래서 이 모기업이 제일제강인가 보다 해서 테마주로 급등했었는데.
▷ 김성준/진행자:
상한가 치고 그랬다고 하던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정작 제일제강에서는 우리는 보물섬과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이런 걸 내면서 주가가 출렁했다는 거죠. 그것으로 봐서는 제일제강도 여기와 상관이 없는 겁니다. 그러면 본질적인 문제로 돌아가서. 울릉도 해저가 깊은 바다 속이기 때문에, 460m니까. 김 앵커께서도 스쿠버다이빙 해보셨잖아요. 40m 밑으로 내려가면 깜깜하지 않습니까.
▷ 김성준/진행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우리가 보통 화면에서 보고 청취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바다 속 광경이라는 것은 전부 다 수심 30m가 맨 마지막이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보통 스쿠버다이빙 괌 같은 곳에 가서 라이센스 땄다고 하면. 오픈 워터 다이빙이라고 해서, 20m가 한계예요. 20m도 굉장히 깊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저희도 취재 때문에 내려가 본 교육 받을 때 맨 마지막 저점이 수심 30m인데. 말이 460m지, 460m는 사람이 맨 몸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잠수정이나 들어가는 곳이고. 그리고 일단 빛이 없잖아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곳인데. 거기에 지금 150조가 잠자고 있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거꾸로 신일그룹이 내세운 근거가 무엇인지 기자들이 팩트 체크 차원에서 보고 있잖아요. 신일그룹이 내세웠던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의 뉴욕타임즈거든요. 뉴욕타임즈가 1930년대에 금화 5,500상자 200톤의 금을 싣고 가던 돈스코이호가 침몰됐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도한 적이 있다. 이렇게 신일그룹이 얘기했어요. 기자들이 또 찾아봐야 될 것 아닙니까. 세상에 1932년 11월 28일자 뉴욕타임즈가 뜨더군요. 벌써 몇 년 전입니까.
▷ 김성준/진행자:
열심히 했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그 기사를 찾아봤어요. 없습니다. 원문에 돈스코이호, 200톤, 금화. 이런 단어가 검색이 안 됩니다. 뭐냐면 기사는 일본의 탐사팀이 울릉도 앞바다가 아니고, 일본의 쓰시마 섬 근처에서 침몰한 배에서 금을 탐사하고 있다. 이런 기사가 있더긴 있더군요. 이 기사가 와전된 것 아닌가. 이렇게 얘기하고 있고요. 그러면 이게 날짜가 틀렸나 해서 뉴욕타임즈 전체를 검색해 봤는데. 2000년 12월 8일자에 이 돈스코이호 기사가 드디어 나옵니다. 뉴욕타임스가 기사를 썼어요. 그런데 이때는 동아건설 때 돈스코이호 보물섬 한창.
▷ 김성준/진행자:
동아건설 기사인가 보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 기사인 거예요. 그래서 그 때 거기에서 150조 원 어치의 금괴 얘기가 드디어 뉴욕타임스에서 등장하는데. 그 때 뉴욕타임즈 기사 내용을 가만히 들여다봤더니. 양을 역산해보니 150조 원 어치의 금이면 양이 얼마나 되고. 그 양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채굴되는 금의 1/10 수준이다. 그리고 그 당시 배의 크기로 봤을 때 돈스코이호라는 호는 6천 톤급이래요. 이것은 역사적 사실이고 러시아에 기록이 남아있으니까. 그런데 150조 원 어치가 되려면 이게 3,000톤에서 10,000톤 규모가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 물리학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그래서 이것도 말이 안 되는 얘기다.
▷ 김성준/진행자:
말이 안 된다는 얘기를 하기 위해서 그 기사에 150조 원 어치 금화 얘기가 나온 것이로군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래서 신일그룹이 근거를 또 하나 댄 게 있거든요. 러시아 일간지 사드보나지라는 일간지가 있는데. 여기에도 기사가 났었다. 이런 근거를 두 번째로 제시했는데. 러시아라고 못 찾아볼 것은 없잖아요. 찾아봤죠. 그랬더니 없어요. 돈스코이호 관련한 보도가 없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역사적 기록이나 신문 보도를 통해서 기술된 것은 없습니다.
확인된 것 하나는 돈스코이호라는 배는 1905년 러일전쟁에 존재했었다. 러일전쟁에서 일본군의 협공을 받았다. 싸우다가 침몰한 게 아니라 선장이 넘길 수 없다, 스스로 침몰시키고 울릉도로 대피했다. 그것을 그 때 살던 울릉도 사람들이 도와줬고 일본군의 포로가 됐었다. 이게 다 역사적 기술로 확인된 사실은 맞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금이 있었다, 이것은 확인이 안 됐는데. 딱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더군요. 울릉도 주민들 사이에서 와전되어 있는 전설처럼 하는 얘기가 박물관에 기록된 게 있어요.
그 선장이 우리를 구해준 울릉도민에게 고맙다고 주전자처럼 생긴 통에 금화처럼 생긴 금붙이를 사례금이라고 준 게 있다. 이 전설과 속설이 남아있어요. 우리 울릉도박물관에 그게 남아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거대한 몇 천 톤 급의 금괴, 금화는 아니더라도. 무언가 금붙이로 서로 물물교환 형식으로 했던 1905년도 상황을 가정해보면 그 정도의 금은 있지 않았는가. 물건을 싣고 살 때 물물교환 지불 수단으로. 이런 얘기 추정은 가능하다. 여기까지가 사실관계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김이 좀 빠지네요.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런데 이것을 하려면 보증금 15조가 없고, 그래서 이것을 낮추고. 다 아시는 얘기잖아요. 그래서 지금 시장에서 나오는 얘기는 무엇이냐면. 핵심은 금이 있느냐, 없느냐, 보물선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이 보물선 탐사를 둘러싼 투자를 해서 그 투자금을 비트코인, 가상화폐 투자로 해서 돈을 여기서 번다. 그런 얘기로 지금 변질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보물선 사업에 투자하는 분들은 결국 가서 얘기를 들어보면 보물선 탐사 사업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비트코인, 가상화폐를 하는 것이고. 이 회사가 실제로 가상화폐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까지가 사실관계를 종합해보면 이제부터 투자자가 결정하셔야 해요. 내가 보물선 탐사를 위한 비트코인 가상화폐에 투자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 이 결정을 하셔야 된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얘기가 갑자기 유턴을, P턴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결국 말씀을 정리해보면 보물선은 150조 원 어치의 금괴가 가라앉아 있다는 가능성에 대해서는 너무 기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것이 합리적인 판단일 듯 하고.
▷ 김성준/진행자:
심지어는 보물선 문제가 아니라 비트코인 투자금 모집일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그런 것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라. 이렇게 정리를.
▶ SBS 원일희 논설위원: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한,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번쩍 뜨이는 이벤트성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라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주의하시기 바라겠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하려고 관심 갖고 여기에 돈 들고 오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 참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세상에 돈이 허공에 떠다니는 모양이죠.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SBS 원일희 논설위원이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SBS 원일희 논설위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