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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 늑장 대책에 군 의무대 혼란…아픈 병사들만 '피해'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18.07.18 20:5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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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끝까지 판다, 오늘(18일)도 이어갑니다. 저희 탐사보도 팀이 군 불법 의료 실태를 연속 보도하자 국방부는 대책반을 꾸려서 특단의 개선책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책 발표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일선의 군 의무대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결국 아픈 병사들만 더 피해를 보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종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9일 전방의 한 군단이 예하 부대로 보낸 공문입니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엑스레이 촬영과 약품 조제 같은 일들을 면허가 있는 사람만 하라는 내용입니다.

불법 의료하지 말라는 당연한 지침인데 예하 부대 의료진은 외려 분통을 터뜨립니다.

[○○사단 의무대 군의관 : (공문을 받고)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무면허 의료) 책임을 우리한테 전가해 버려? 회의 때도 진짜 다 탄식밖에 안 나왔어요. 의무대를 닫을 순 없고 어떻게든 돌려야 하는데, 인력을 받을 수도 없고.]

이 부대에서는 이런 지침이 내려졌지만, 약사 면허가 있는 인력이 없다 보니 무면허 의무병이 여전히 약을 지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문대로라면 약사가 없으면 약 조제를, 방사선사가 없으면 엑스레이 촬영을 하지 말라는 건데 그렇다고 진료를 안 볼 수도, 환자를 상급 군 병원으로 보낼 수도 없습니다.

[○○사단 의무대 군의관 : 계급 때문이죠. (사단 의무대장은 계급이 뭐예요?) (예하 부대 의무대장은) 소령인데, 군병원장은 대령. "우리가 (약사가 없어서) 약을 못 지으니까 그러면 상급 군 병원으로 보낼게." 그러면 군 병원에서 받아 주겠느냐고요. 안 받아준다고요.]

군단 지휘부가 인력 충원 계획이나 상급 군 병원으로의 이송 계획 하나 없이 무면허 의료를 금지하라고만 공문을 보낸 건 앞으로 발생할 불법 의료에 대한 책임을 일선 의무대로 미룬 겁니다.

일선 부대는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사단 의무대 군의관 : (의료 면허 있는) 인원을 파견해주든지, 계약하도록 돈을 주든지, 아니면 "여건 안되는 의무대는 문 닫아, 군 병원으 로 보내. 군 병원에는 우리가 얘기해 줄게." 이것도 아니고.]

혼란이 가중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아픈 병사들에게 돌아갑니다.

[○○사단 간호장교 : 군 의료는 전쟁 나지 않는 한 답이 없다. 여건도 안되면서 (무면허 의료를) 하지 마라, 그러면서 진료는 또 똑같이 보라고 하니까 군의관이 아예 진료를 엄청 천천히 봐버리는 거죠. 어떤 부대는 붕대도 군의관이 감으라고. 피해 보는 건 사병이죠. 진료 줄만 길어지고.]

송영무 국방장관은 오늘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개선 방안을 보고받고 결재까지 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진훈,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