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한반도 해빙으로 프랑스-북한 국교 수립 논의 부상"

권란 기자 jiin@sbs.co.kr

작성 2018.07.11 23:40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한반도의 상황 변화로 프랑스와 북한의 외교관계 수립 문제가 다시 급부상했지만, 북한의 모호한 비핵화 약속 탓에 당분간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보도했습니다.

르몽드는 "이제 북한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평양에 프랑스 대사관을 설치할 시기가 되지 않았나 하는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베드린 전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 신문과 인터뷰에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관계를 맺는 단순논리로 돌아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며 "외교관계 수립이 북한의 정책을 두둔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베드린은 시라크 대통령 재임 당시 외무장관을 지낸 인사로, 당시 한국에선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이 한창 추진될 때여서 베드린은 당시 프랑스가 북한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럽연합 의장국이던 프랑스는 다른 EU 회원국과 공동으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기 원했고 북한과의 외교수립 추진은 여러 난관을 거치면서 흐지부지됐습니다.

시라크 대통령은 북한이 인권문제와 핵 비확산 문제에 대해 조처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르몽드는 전했습니다.

사르코지 대통령 재임 때 북한과의 중재역을 맡았던 랑 전 문화부 장관은 당장 프랑스와 북한의 외교관계 수립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랑 전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인권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어떻게 북한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며 "북한과 즉시 외교관계를 맺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멋진 방식으로 북한을 인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오게 될 것"이라면서 중·장기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랑 전 장관은 사르코지 재임 시 대통령의 특명으로 프랑스의 북한 연락사무소 설치를 막후 조율한 인물입니다.

르몽드는 그러나 북한과 프랑스의 국교 정상화 문제가 한반도의 해빙 기류로 다시 떠올랐지만 당분간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는 커녕 구체적인 일정표도 없는 모호한 약속을 한 만큼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르몽드는 "프랑스 외무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북한이 양국 간의 공식 외교관계 수립을 계속 요구하는 데도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북한 외교관들을 최대한 멀리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해빙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프랑스 정·관계에서도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19일에는 상원 의원단체가 파리의 북한 대표부 인사들을 초청해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지만, 만남은 의례적인 수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상원 북한연구그룹의 카딕 의원은 르몽드에 "이번 접촉에 만족한다"면서도 "내가 두 번씩이나 비핵화와 관련해 무엇을 준비하는지 구체적으로 질문했지만, 북한 측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