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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태국 소년들 생환 이끈 코치의 힘은 명상?"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7월 10일 (화)
■ 대담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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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굴 속 5km 구간 침수… 전문 다이버도 8시간 걸려
- 아이들 장비까지 짊어진 다이버들, 40시간 휴식 필요
- 체력 저하 상태에서 가족 만나면 충격 올 수 있어 격리 필요
- 오랫동안 갇혀있다 갑자기 몸 펴면 쇼크로 사망 가능
- 밀실공포증, 타인에게 전염되고 이상 행동 보일 수 있어


▷ 김성준/진행자:

태국의 유소년축구팀 소년들과 코치, 총 13명이죠. 동굴에 들어갔다가 비 때문에 입구가 막혀서 고립된 사건. 다행히 오늘까지 8명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방금 CNN을 통해서 9번째 소년이 구조됐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남은 사람이 코치 포함해서 4명이 되는데. 과연 전원 구조의 기적이 이뤄질 수 있을지 한 번 알아봐야 되겠습니다. 도시재난연구소 우승엽 소장 연결해서 자세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더 반가운 소식은 지금 9번째 소년이 구조됐다는 얘기가 들어와서요. 제 질문드리기 전에 이 소식 전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구조 작업이라는 게 저희도 기사를 통해서 많이 봤지만. 5km에 이르는 동굴을 빠져나와야 하고, 깊숙이 물속을 잠수도 해야 하고. 이것저것 참. 기사로 보기에는 그냥 그렇습니다만. 사실 현장 상황이라는 것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아무래도 5km 구간이 물에 차있고. 사람이 몸을 꺾어야 통과할 수 있는 구간도 있죠. 또 물 깊숙이 잠수해야 하는 구간도 있고. 한 번 전문적인 다이버들이 통과할 때도 8시간 정도 걸린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게 사실은 스쿠버 다이빙이라는 게 그냥 푸른 바다에서 열대어 구경하느라 스쿠버 다이빙을 해도 쉬운 게 아니잖아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그렇죠. 그쪽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곳이죠.

▷ 김성준/진행자: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이 동굴 다이빙을 한다는 게 어느 정도 어려움이라고 생각해야 될까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아무래도 깜깜하고 코앞도 안 보이는 곳에서 몸이 여기저기 부딪히고, 앞에 뭐가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바다나 그런 곳과 하는 것과는 천지 차이고. 아무래도 공포심이 한 번 들어가면 5km, 8시간을 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진짜 군인이 아니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야말로 환기구 같은 곳을 5km 동안 계속 가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맞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구조대원들도 얘기를 들어보니까 한 번 구조를 하고 나면 한 20시간 쉬어야 한다고 하는데.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습니까?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예. 일단은 그 구간이 길고. 또 뻘밭이거나 한참 잠수를 해야 되거든요. 거기에서 줄을 따라가면서 이동을 해야 되는데. 거기다가 아이들을 데리고 아이들이 쓸 산소장비까지 같이 두 개를 짊어지고 이동을 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가 극심한 거죠. 아이들을 데리고 올 때까지 왕복, 한 16시간 정도. 그렇기 때문에 40시간 정도의 휴식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심지어는 탈출이 시작되기 전에 탐사를 위해서 들어갔던 전직 해군 다이버가 산소 부족으로 숨졌다고 하죠.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이 전기자동차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가 구조 작업에 사용하라고 소형 잠수정을 제공했다는데. 더군다나 유소년축구팀 이름이 멧돼지라고 해서 멧돼지라고 이름까지 붙였다고 하던데. 이것은 사용이 쉽지 않은 모양이네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예. 아무래도 구간이 좁고 사람이 겨우 통과할 수 있는 구간이 많기 때문에. 잠수정 같이 큰 장비 사용은 힘든 거죠. 거기다가 투명 비닐 튜브를 연결해서 구출하는 방법도 제안을 했는데. 그 역시 시간이 너무 촉박한 관계로 제외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단 현지는 우기라 비가 계속 내리고 있고. 또 물이 차오르기 때문에 약간 위험하지만 최선의 방법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그리고 벌써 9명째 구조가 됐다고 하는데. 구조된 아이들이 바로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더라고요. 격리 조치가 됐다던데. 이 감염 가능성이라는 게 무슨 얘기입니까? 동굴에서 무슨 감염이 되죠?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일단 현지 아이들은 열흘간 먹지 못해서 체력이 거의 바닥난 상태죠. 면역력도 많이 약해진 상태인데. 문제는 습한 동굴에서 오랫동안 있었기 때문에 호흡기도 많이 약해진 상태고요. 또 오랫동안 발이 물에 젖어있으면 참호족이라고 하는 병이 생깁니다. 그래서 이런 우려도 있고. 무엇보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가족을 만나면 정신적인 충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잠시 격리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예. 동굴병이라는 것도 있다면서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이런 병들이 있죠. 호흡기나 몸이 젖어서 질병이 생기는 것들이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동굴 탐사라든지 구경 갔다 오고 나서도 이런 것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겠네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간단히 하루 이틀 하는 것은 큰 상관이 없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고립이 된다든가. 하다못해 붕괴된 구조물, 옛날 삼풍백화점처럼 붕괴가 돼서 17일 만에 구조된 분도 있었거든요. 그런 분들처럼 오랫동안 갇혀있다 구조가 되면 크래시 증후군이라고 해서 꼬부라진 몸이 갑자기 펴지면 피가 순환하며 갑자기 쇼크로 죽는 증상도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럴 수가 있습니까? 늘 계속 좁은 곳에서 구부려 있다가 갑자기 밖에 나와 전신을 펴게 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는군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예. 그렇죠.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서 철분 농도가 변하고, 여러 증상으로 인해서 쇼크사하는 경우가 옛날 쓰촨성 대지진 때도 있었고요. 그런 재난 현장에서 그런 증상들을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갇혀있다가 간신히 가까스로 나왔는데 그런 이유 때문에 죽게 되면 정말 억울할 수밖에 없을 텐데. 참 주의를 해야 되겠네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그래서 구조자 분들이나 돕는 분들도 이런 증상을 미리 아시고, 구조할 때도 특히 주의하셔야 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이게 지금까지 말씀하신 것은 육체적 건강의 문제인데. 사실 이런 고립 상황에서 더 큰 문제는 심리적인 고통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예를 들자면 지금 9명 나왔으면 4명이 남은 것 아닙니까? 일단은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아이들부터 순서대로 데리고 나왔다고 얘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만. 그 순번을 정하는 것, 그리고 한 사람씩 빠져나가면서. 이것도 몇 시간 안에 빠져나가는 것도 아니고 며칠 걸리는 동안. 남은 5명, 4명, 3명. 이렇게 줄어드는 동안 나만 남아 있다. 이게 굉장한 고통일 것 같은데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예. 그렇죠. 아무래도 좁고 어두운 곳에서 사람이 오래 버틸 수가 없는데. 특히 아이들 같은 경우는 더 그렇죠. 그래서 비상시에 리더의 역할이 아주 중요한데요. 아이들을 이끌던 코치의 힘이 저는 컸다고 봅니다. 갑작스러운 조난 사고에 아이들이 당황하고 겁도 먹었을 텐데. 이 코치는 아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끌고 낙오자 없이 다 챙겼던 거죠. 거기다가 약간의 음식이 있었다고 하는데 이것을 공평히 나눠 먹고. 또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 애들이 돌아다니거나 혹은 말하지 말고 명상을 하도록 시켰던 거죠. 또 정신적인 문제도 한 명이 패닉이나 밀실공포증에 빠지면 다른 아이들에게도 전염이 돼서 울거나 뜻하지 않게 이상한 행동을 할 수 있는데. 이런 정신적인 부분을 다독여줘야 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본인도 공포스럽고 답답할 텐데요.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그렇죠. 아무래도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사실은 일반인이었다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생각되는 것들이 많았어요. 코치의 행동 중에서. 예를 들자면 이런 거죠. 고인 물을 먹으면 배탈이 날 수 있으니 돌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게 했다든지. 이런 것들. 이것은 동굴이 아니라 일반적인 재난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겁니까?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그렇죠. 대지진 상황 같은 경우는 물이 가장 먼저 끊기기 때문에 중요한 문제인데. 이 동굴 상황에서도 코치분이 바닥에 있는 물을 먹지 말고 위에,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게 한 거죠. 그것은 지하수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깨끗하지만. 일단 한 번 떨어져 바닥에 고이면 뻘이나 외부 흙에 오염되어 배탈이나 설사가 날 수 있는 거죠. 평상시 배탈이나 설사는 금방 치료가 가능하지만. 의료진이나 약이 없는 외진 곳에서는 배탈, 설사를 하다가 며칠만에 어이없게 죽는 사고도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리더가 중요하고. 이 분 같은 경우는 호주인, 영국인 의사가 들어가서 아이들을 심각한 상태부터 체크하고. 아이들부터 먼저 보냈다고 하던데. 그게 좋은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먹는 문제를 한 번 점검해 봤으면 좋겠는데. 지금 한 열흘 정도 걸렸다고 보고. 생일파티를 위해서 간식을 준비해 갔다고 합니다만 그 양이라는 게 추정컨대 동굴에 들어가면서 잔뜩 가져가지도 못했을 텐데. 사람이 보통 이런 고립 상황에 있을 때 굶으면서 버틸 수 있는 한도라고 할까요. 그런 게 좀 있습니까?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생존의 333 법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숨을 안 쉬면 3분, 물을 안 먹으면 3일, 또 밥을 안 먹으면 30일을 산다는 건데. 이들은 다행히 약간의 음식이 있었고, 공평히 나눠 먹었고, 체력을 보존하고 마음을 안정시켰기 때문에 오랫동안 버틸 수 있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예. 알겠습니다. 지금 어쨌든 방금 9명째 소년이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어와 있고 이제 3명 남았는데. 3명도 빠른 시간 안에 안전하게 구조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

네. 고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우승엽 도시재난연구소 소장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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