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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판다②][단독] 국민연금, '삼성 합병 관련' 조작 자료 삭제

오늘(3일) 공개한 감사결과 보고서, 삭제 방법·의도 모두 빠졌다

<앵커>

보신 것처럼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보고서를 작성한 국민연금공단의 직원들은 뒤탈이 날까 봐 걱정은 많았던 거 같습니다. 실무 책임자는 관련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두 차례나 지시했고 또 다른 상관은 수사에 협조한 직원을 조직의 배신자라고 공개적으로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SBS가 이런 감사 결과를 알고 취재에 나서자 예정보다 일찍 감사보고서를 공개하기는 했는데 이런 민감한 내용은 쏙 뺐습니다.

계속해서 장훈경 기자가 단독 취재한 내용입니다.

<기자>

SBS가 입수한 국민연금의 감사 결과 보고서입니다.

합병 비율을 조작하도록 지시한 리서치팀장은 실무진에게 관련 자료 삭제를 두 차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합병 찬성 이후 한 번, 검찰 압수수색 전에 또 한 번 삭제 방법까지 직접 제시했습니다.
SBS 입수 국민연금 감사결과 보고서
중간 보고서에 최종본의 내용을 덮어쓰게 하고 제목도 최종본과 똑같이 바꾼 뒤 중간 보고서들을 삭제해 최종본 파일만 남게 했습니다.

국민연금 감사팀은 "내용을 세탁하는 전형적 방법"이라는 전문가 견해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상진/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포렌식(과학수사기법) 하더라도 (중간 보고서를) 밝혀낼 수 없게 하려는 시도 같거든요. 중간에 누군가가 했던 내용을 의도적으로 감추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오늘(3일) 공개한 감사 결과 보고서에는 삭제 방법이나 삭제 의도가 모두 빠졌습니다.

국민연금공단 내 고위 인사가 특검 수사에 협조한 부하 직원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조직의 배신자"라고 부르며 갈등과 따돌림을 조장했다는 조사 내용도 모두 삭제된 채 공개됐습니다.

국민연금은 "합병 과정의 내부 업무 처리 지침 위반과 관련된 것만 요약공시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국민의 노후자금 투자가 엉터리로 진행됐다는 감사 결과를 내놓고서 징계 요구는 해임 1명, 견책과 경고 2명에 그쳐 자기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정춘숙/더불어민주당 의원 : 합병 보고서를 조작한 당사자에 대해서 파면이 아닌 해임 정도 수준의 조치를 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굉장히 맞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국민연금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내부 징계가 아닌 수사 의뢰를 통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김종우, VJ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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